세계신정연
다음 달 다자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 분야 사령탑에 오른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와 만났습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어제 번스 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중·미 관계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국제 사회는 보편적으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왕 부장은 미·중 공존을 강조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대미 메시지를 거론한 뒤 ″대국인 중국과 미국은 어느 쪽도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다″며 ″미국은 늘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지도부인 중앙 정치국 24명에 입성하며 외교분야 1인자가 된 왕 부장은 당 대회의 의의와 성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번스 대사에게 미·중 관계의 가교와 연결 고리 역할을 해 주길 당부했습니다.
이에 번스 대사는 ″미·중 관계는 양국과 세계에 다 같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하며 협력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달 동남아에서 열리는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왕 부장과 번스 대사가 정상회담 추진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다음달 15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정상이 참석 대상인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18일부터 19일까지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동이 번스 대사의 부임 계기 면담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번스 대사가 지난 3월 중국에 도착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번스가 부임한 지 7개월 만에 이뤄진 두 사람의 첫 공식 회동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