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019년 9월 홍콩 한 병원에서 열린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글로리 투 홍콩′을 부르고 있다.
<b style=″font-family:none;″>′글로리 투 홍콩′ 뭐길래‥반정부 시위의 상징 </b>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현장 곳곳에서 울려 퍼진 노래 ′글로리 투 홍콩(홍콩에 영광을)′. 레미제라블의 주제곡을 부르던 시위대가 자신들만의 노래를 만들겠다며 작곡한 곡입니다.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서 탄생했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자유를 찾겠다는 시위대의 간절한 마음과 함께 시위대의 구호 ′광복홍콩 시대혁명′을 담고 있습니다.
시위대의 상징이 된 이 노래는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금지곡이 됐습니다. 지난 9월 21일 홍콩 영국영사관 인근에서 故 엘리자베스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인파 중 ′글로리 투 홍콩′을 하모니카로 연주한 남성은 선동죄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금지곡′이 ′홍콩 국가′로‥각종 국제 경기서 울려 퍼져 </b>
문제의 곡 ′글로리 투 홍콩′은 지난달 13일 한국 인천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한국-홍콩 결승전에서도 울려퍼졌습니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이기 때문에 별도의 국가는 없으며,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사용합니다. 홍콩은 즉각 반발했고, 노래는 중단됐습니다. 대한럭비연맹은 아시아럭비연맹으로부터 홍콩 국가 연주 테이프를 전달받지 못한 스태프가 인터넷에서 ′홍콩 국가′를 검색해 뜬 ′글로리 투 홍콩′ 파일을 내려받아 틀면서 벌어진 단순 실수라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친중 인사들은 해명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고, 홍콩 정부는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공식 항의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국가법 위반 여부와 어떤 음모가 있었던 건 아닌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 사건 이후 홍콩은 국제 경기에 나가는 모든 홍콩 선수들에게 국가가 잘못 연주되거나 잘못된 깃발이 게양되면 현장에서 ′T′자 수신호를 만들어 오류를 수정하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지난 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클래식 파워리프팅 챔피언십′ 47kg급 경기에서 홍콩 역도선수 수산나 린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또다시 ′글로리 투 홍콩′이 국가로 연주됐습니다. 선수는 손으로 직접 ′T′자를 표시해 노래를 중단시켰고, 1분 간의 어색한 침묵 이후 국가는 다시 의용군행진곡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아시안파워리프팅 연맹)
<b style=″font-family:none;″>홍콩 ″검색 결과 바꿔달라″‥구글 ″알고리즘이 정하는 것″ </b>
홍콩은 다시는 검색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구글 검색 결과를 수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구글에 홍콩 국가를 검색하면 ′글로리 투 홍콩′이 제일 상단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던 만큼 영국 국가인 ′갓 세이브 더 킹′도 나옵니다. 하지만 의용군행진곡은 없습니다. 홍콩프리프레스는 지난 12일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이 ″구글 검색 상단에 올바른 국가가 노출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구글이 거절했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이 검색 결과는 사람의 입력 없이 알고리즘으로 생성된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탕 국장은 이에 대해 ″구글에는 광고비만 지불하면 검색 결과를 상단에 노출 할 수 있다″며 구글의 설명을 반박했습니다. 존 리 행정 장관도 구글에 검색 결과 수정을 재요청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오늘(14일) ″EU 최고 법원이 구글에 부정확한 검색 결과를 수정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고, 구글도 이를 받아들였다″며 ″중국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이중잣대″라고 비난했습니다.
구글은 지난 10월 중국 내 번역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대륙에서 철수했습니다. 번역 서비스는 그동안 구글이 중국에서 유지해오던 몇 안되는 사업이었습니다. 구글 사무소는 홍콩과 대만에 남아있습니다. 구글이 홍콩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