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11 09:30 수정 | 2023-06-11 09:36
10세 미만 어린이 중증외상환자 4명 중 1명만이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 내에 응급실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중증외상환자의 손상 후 내원 소요시간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권역외상센터 응급실로 들어온 0∼9세 중증외상환자 122명 중 손상 발생 후 1시간 안에 내원한 비율은 24.6%로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고, 30분 안에 내원한 환자는 7%에 불과했습니다.
중증외상은 운수사고나 추락과 같은 외상적 요인에 의해 신체에 발생한 손상 중에서, 의식상태나 혈압·호흡 등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심각하게 다친 경우를 뜻하는데, 통상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발생 후 1시간 이내로 봅니다.
0∼9세 중증외상환자의 골든타임 내 내원 비율은 2018년 31.3%에서 3년 만에 6.7%포인트 줄어 전체 연령대 중증외상환자 중 1시간 안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비율 34.6%보다도 적습니다.
전문가들은 소아 중증외상환자들의 골든타임 준수가 특히 어려운 이유가 소아응급의학과· 소아외과 등 관련 세부전문의와 치료 역량이 갖춰진 의료기관이 부족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외과장 김현영 교수는 ″병원 입장에서는 예산 등의 효율성 문제로 성인에 비해 적은 소아 중증환자를 위해 따로 센터를 꾸릴 여력이 없을 수 있다″며 소아중증외상 수가를 대폭 개선하는 등 병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병상이나 수술실 등 시설이 있어도 외과·신경외과·마취과·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과목에서 소아 전문 인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치료가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0곳`인 소아외상센터가 필요하다는 명분에는 현장 전문가들 대부분이 동의한다″면서도 ″예산·수가와 인력 문제 등으로 답보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신생아중환자실을 갖춘 전국 상급종합· 종합병원 중 소아외과 전문의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31곳에 불과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응급 등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지난 2월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내놓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추가 지정했지만 현장에서는 `인프라가 갑자기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지정만 해서 될 게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김도균 교수는 수술건수에 비해 투자규모가 거대한 소아중증외상 치료를 위해서는 ″수가도 수가지만 소아외상에 집중하는 병원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수술·입원 역량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