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박소희

대법 "회사가 관리 어려운 초과수입, 택시기사 평균임금서 제외"

입력 | 2023-06-11 09:46   수정 | 2023-06-11 09:46
택시 기사가 매달 사납금만 회사에 납부하고 초과 수입은 보고 없이 자신이 챙겼다면 이를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대법원이 재확인했습니다.

대법원 1부는 택시 기사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택시 기사로 2004년부터 정액사납금제를 시행한 회사에 다녔습니다.

정액사납금제는 기사는 사납금만 납부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자신이 가져가며 회사는 기본급과 수당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회사와 노동조합이 2010년과 2015년 각각 맺은 임금협정은 이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

A씨는 2015년 12월31일 퇴직하면서 마지막 중간정산일인 2011년 10월부터 계산해 222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는데, 초과운송수입금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더 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회사가 운행 기록과 카드 결제 내역 등을 관리해 초과운송수입금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으므로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보고 각각 248만원, 446만원의 퇴직금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기존 판례와 어긋난다며 다시 재판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A씨는 초과운송수입금을 회사에 알리지 않고 개인 수입금으로 귀속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는 초과운송수입금 내역에 관여할 수 없었으므로 그에 관한 관리 가능성이나 지배 가능성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초과운송수입금이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됐고 A씨 택시의 운행기록만으로 초과운송수입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대법원은 2007년에도 ″사용자가 관리할 수 있거나 지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면 평균임금 산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