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PD수첩팀

[PD수첩] 당협(지역)위원장의 공천장사?

입력 | 2023-08-08 21:56   수정 | 2023-08-08 21:56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당협(지역)위원장에게 다가서는 법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돈′ 아니면 ′몸빵′”_김대현 위민연구원장</strong>

8일 밤 PD수첩 <위원장님의 공천 장사>에서는 돈으로 얼룩져 버린 지방선거 공천의 내막을 집중 추적했다. 당협(지역)위원장은 지역의 정당 활동과 위원회 운영을 책임지며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표자. 당협(지역)위원장은 기초, 광역 의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공천권을 갖고 있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PD수첩은 탐사보도센터 뉴스타파와 함께 당협(지역)위원장들의 공천을 무기로 돈을 요구하는 현장을 취재했다.
전 국민의힘 부산지역 당협위원장인 황보승희 의원의 전 남편인 조성화 씨는 황보승희 의원의 비리를 폭로했다. 조 씨는 2020년 총선 직후, 안방 장롱에서 발견한 1억 원 상당의 돈뭉치와, 이와 관련된 장부를 직접 언론에 공개했다. 장부에는 돈을 준 사람들의 이름과 액수가 빼곡히 적혀있었고 돈을 준 두 사람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았다.
황보승희 의원 지역구에서 한 사업가가 지방의원 공천을 기대하며 만든 조직인 ′황금회′는 별도의 참조금과 함께 연간 100만 원의 회비를 내야했다. 이 돈의 일부는 황보승희 의원에게 전달됐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황금회 회원 세 사람이 황보승희 의원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았다. 현재 황보승희 의원은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시민단체는 황보승희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현재 1년이 넘도록 수사 중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공천 비리는 더불어민주당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초구청장 예비후보인 김경영 씨는 당내 경선을 앞둔 시점에 낯선 사람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경선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김 씨를 고발한 신승목(고발 전문 시민단체의 활동가) 씨는 알고 보니, 김 씨의 경선 상대였던 김기영 씨가 고발을 사주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 사주에는 또 다른 서초구청장 예비후보인 최은상 씨까지 연루되어 있었다.
제작진은 최은상, 김기영 씨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그들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PD수첩은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시의원 예비후보이던 박재형 씨를 통해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었다. 박 재형 씨는 이 모든 배후에 이정근 전 지역위원장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정근 전 위원장은 김경영 씨의 비리를 퍼트리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이정근 전 위원장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 대가를 요구했다는 증언까지 확보했다.
서초갑에서 오랫동안 민주당 활동을 해온 제보자 A 씨는 이정근 전 위원장이 2018년 지방선거 때, 출마자들의 원서 접수 마감 날까지 입찰하듯이 가격을 올려서 돈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당원들은 이정근 전 위원장의 공천 비리 의혹을 기록한 탄원서를 중앙당에 보냈지만 이정근 전 위원장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리에 다시 복귀했다고 전했다.
공정한 공천을 위해 예비후보자들에게 공천 시험을 치르게 하는 방안을 도입하려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내 기득권 세력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한다. 공천비리를 양산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는 지금, 현 정치제도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 이번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시민 참여 경선, 기초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 등 제도 개선 방안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