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지선
미국의 한 백인 판사가 마약 유통 혐의로 기소된 흑인 피고인에게 ″범죄자처럼 보인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재판이 무효 처리 됐습니다.
현지시간 7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6 연방 항소법원은 2021년 미시건주 동부지법이 레론 리긴스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재판 결과를 무효화하고 새로운 재판을 열 것을 최근 결정했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인 리긴스는 2018년 헤로인을 유통 목적으로 소지한 혐의로 미시간주에서 기소됐습니다.
리긴스는 여러차례 변호인 변경을 요구했고, 2020년 열린 심리에서는 앞서 자신이 법정에서 했던 유죄 인정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2년간 사건을 검토해 온 담당 판사 스티븐 머피는 피로감을 호소하며 ″재판 회피에 지쳤다. 내게 이 사람은 범죄자처럼 보인다. 이게 바로 범죄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고, 리긴스에게 징역 10년 6개월 형을 선고했습니다.
리긴스는 담당 판사가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재판에 임했다며 이의 신청을 제기했고, 리긴스의 주장을 받아들인 항소법원은 앞선 재판을 무효로 하면서 그가 편파성 없는 새로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규정한 뒤 ″설령 판사가 인종적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발언은 그러한 편견의 망령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