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고은상

3년 전 '영끌' 때보다 과열‥방관하다 뒷북 규제 "울컥"

입력 | 2024-09-04 16:41   수정 | 2024-09-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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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부터 수도권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한다고 각 영업점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은행이 가계부채 효율화를 명분으로 삼아 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에 나서면서,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우리은행은 주택 소유자에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중단하는 내용의 초강수 대책을 발표하는 등 국내 5대 은행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태입니다.

배경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과 더불어 가계대출이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주담대 증가액은 각각 9조 6,259억 원과 8조 9,115억 원으로, 은행들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심지어 ′영끌′ 광풍이 불던 2021년보다 대출 증가세가 가팔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2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7월 서울 주택 거래량은 전달보다 40% 넘게 급증해 2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정부가 집값 하락기에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며 정책자금 대출을 푸는 등 유동성이 공급되자 집값이 다시 고공행진 중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또다시 ′패닉 바잉′이 일어나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은행들이 아예 신규 대출 축소에 나선 상황인데, 일각에선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 집값의 상승세가 진작 심상치 않았는데도, 국토부 장관이 ″추세적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등 상황을 낙관하다 뒤늦은 진화에 나서 금리 인하 타이밍만 놓쳤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금리인하 추세 속에 우리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했는데, 내수 부진과 고금리 고통을 덜기 위한 금리인하를 부동산 과열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뒤늦은 규제로 실수요자에 대한 압박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실수요까지 제약받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해달라고 금융기관에 주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