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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안아줬던 일본 선수, 귀국 후 '가미카제 발언' 발칵

입력 | 2024-08-15 11:19   수정 | 2024-08-1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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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과 맞붙었던 일본의 하야타 히나 선수.

신유빈이 아쉽게 패배한 뒤 의연하게 하야타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미소를 지으며 포옹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야타 선수는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땄습니다.

그런데 이후 하야타가 귀국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국제적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일본에 귀국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야타가 ′쉬는 기간에 가고시마에 있는 지란 특공 평화회관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겁니다.

[하야타 히나 (지난 13일, 출처: 유튜브 ′테레동탁구채널′)]
″휴가 기간에는 물론 팔을 치료해야 할 것이고, 가고 싶은 곳은 호빵맨 박물관, 그리고 가고시마의 ′지란 특공 평화회관′에 가서 제가 살아있는 것, 그리고 탁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고 싶습니다.″

하야타가 언급한 지란 특공 평화회관은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의 훈련소와 발진 기지가 있는 지란 지역에 세워진 기념관으로, 가미카제 특공대와 관련한 각종 사료가 전시된 곳입니다.

가미카제 특공대는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이 항공기로 연합군 함선에 자살 공격을 가하기 위해 조직한 부대.

하야타의 발언은 ′이들의 희생 덕분에 자신이 살아있고, 탁구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가미카제 특공대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기간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 사례 중 하나로 꼽히며, 당시 특공대에는 일본군이 강제 징용한 한국인 조종사도 극소수 포함돼 있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하야타의 SNS에 찾아와 ″일본이 벌인 전쟁범죄의 진실을 기억하고 직시하라″거나 ″이 악명높은 장소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는 걸 알고 있냐″ 같은 비판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일부 중국 매체는 쑨잉샤와 판젠동 등 중국 탁구 스타들이 하야타의 발언에 실망해 SNS 팔로우를 취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일본 매체들은 앞다퉈 하야타의 이 발언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해당 박물관장은 NHK와 인터뷰에서 ″정말로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젊은 분들이 많이 방문해 특공의 역사를 알게 되어 생명 존중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