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준희

[단독] '최상목 문건' 실물 첫 확인‥포고령과 형식 유사

입력 | 2025-01-20 20:18   수정 | 2025-01-20 20:18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넨 문건 실물을 MBC가 확보했습니다.

MBC가 확보한 A4용지 1장짜리 문건에는 ′기획재정부장관′이라는 제목 아래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하여 보고할 것′, ′국회 관련 각종 보조금, 지원금, 각종 임금 등 현재 운용 중인 자금 포함 완전 차단할 것′,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 등 지시 사항 3가지가 적혀 있습니다.

′최상목 문건′은 헌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비상입법기구를 만들기 위해 나랏돈을 끌어쓰려 했던 증거로 꼽힙니다.

비상계엄의 국헌문란 목적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히는데, 문건 실물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MBC가 확보한 문건을 계엄포고령 문건과도 비교해봤습니다.

제목 아래 밑줄이 그어져 있는 것이나, 문장이 동그라미로 시작하는 것, 글꼴이 명조체 계열인 점 등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김 전 장관이 계엄 포고령 초안을 작성했고, 윤 대통령이 검토·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문건에 나온 비상입법기구가 전두환 군사반란세력이 국회를 해산한 뒤 만든 ′국가보위입법회의′를 본떴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시 국가보위입법회의는 정치인 활동 규제 등 신군부 입맛에 맞는 온갖 악법들을 통과시키며 전두환 정권 장악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비상입법기구에 대해 침묵하던 김 전 장관 측은 오늘 오후 입장을 내고, ″비상입법기구 관련 메모를 작성한 사람은 김 전 장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회를 대체할 기구를 만들려던 것이 아니라 긴급 재정입법을 건의하려던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