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감금과 조롱 피해를 당한 경찰 간부가 ″우리의 인권과 자존심이 필요 이상으로 추락했다면 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무력감을 호소했습니다.
시위 현장에 투입됐던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 모 경정은 지난 9일 오후 경찰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우리에게 가해지는 멸시의 포화가 가장 심각하다″며 ″우리는 그것에 상처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생활 15년차라는 김 경정은 ″끊임없이 같은 구호를 외쳐대는 시민들로부터 수많은 함성과 조롱을 감내하신 대원분들을 보호해 낼 수 없었다″며 ″작정하고 퍼붓는 시비, 도발, 욕설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기가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경정은 ″이번 집회는 미신고 집회이면서도, 거시적으로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 지금까진 당국의 제지를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규모의 불법과 일탈행위는 대부분 교정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김 경정은 지난 6일 새벽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위대에 둘러싸인 채 30분 넘게 ″중국 공안″이라고 조롱당하며 욕설을 들었습니다.
시위대는 이런 상황이 담긴 영상을 ′한국 경찰에 중국 공안이 잠입한 근거′라며 퍼날랐고, ′중국산′, ′진시황릉 병마용처럼 생겼다′, ′테무짭새′ 같은 조롱 댓글도 달렸습니다.
또 다른 경찰관도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최일선 기동대 직원들이 모자이크 없이 각종 SNS에 올라와 조롱당하는 실정에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선 우리 직원들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경찰관은 ″행여 그 수치심과 자괴감에 눈물 흘려보지 않았다면, 지휘부는 최일선에서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경험을 해봐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선 시위대가 경찰 조롱은 물론 행인들의 짐을 검사하는 등 사실상 자경단 행세까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에 대한 경찰 대응은 아직 적극적이지 않은데, 일단 경찰청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피해를 겪은 경찰관에 대해 경찰청 차원의 대응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