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신경민,정혜정

대형금융사고, 비실명 거액인출[김종화]

입력 | 1994-04-02   수정 | 199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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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금융사고, 비실명 거액인출]

● 앵커: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은행 지점장이 자살을 하고 은행 대리가 거액을 횡령해 달아났습니다.

이 은행 대리는 고객의 통장을 재발급받아서 21명의 예금 30억 원을 빼냈습니다.

이 사건은 실명 전환되지 않은 검은 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김종화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지검 조사부는 오늘 제일은행 테헤란로지점 김성일 대리를 사기혐의로 구속 수감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 모 씨의 통장이 못쓰게 됐다며 허위 신고한 뒤 자신이 위조한 이 씨의 도장으로 통장을 재발급받아 2억 6천만 원을 불법 인출했습니다.

김 대리는 검찰에서 같은 방법으로 고객 21명의 예금 30억 원을 빼내서 건축업자 남 모 씨에게 건네주고 사례비로 1억5천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대리는 건축업자 남씨가 이들 21명이 자신에게 빚을 진 사람들이라며 통장 번호와 예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통장을 바꿔서 돈을 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따라 21명의 예금 계좌는 각기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라 실명 전환되지 않은 남씨 한 사람의 가명, 차명계좌로 통장 변경과정에서 실명 처리해 돈을 빼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남씨를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또 지난 31일 원래 통장을 갖고 와서 10억 원을 찾아간 사람들도 남씨가 이중으로 돈을 빼내기 위해 동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일단 이번 사건을 실명제를 어긴 가장 큰 금융사고로 보고 수사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종화입니다.

(김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