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신경민,정혜정

국민은행 도곡동 지점장, 위장수출 10억사기 당해 자살[김수영]

입력 | 1994-04-02   수정 | 199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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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도곡동 지점장, 위장수출 10억사기 당해 자살]

● 앵커: 국민은행 도곡동 지점장은 현직 관세사까지 동원된 고도의 지능 사기범죄에 휘말려서 거액을 떼이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 기자: 무역 대금을 중개하다가 1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떼이게 된 국민은행 도곡동 전만일 지점장은 어떻게든 사건을 자체 해결해 보려고 지난 17일 국제간 상거래 분쟁을 조정하는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인 중재위원은 전 지점장이 고도의 사기사건에 휘말린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선일무역 김일수 사장으로부터 받은 수출면장과 선하증권이 모두 위조된 것이었습니다.

● 이주원 위원(대한상사중재원): 국내 수출자는 허위BL을 발급받고 수출면장 자체도 자기 마음대로 변조를 해 가지고...

● 기자: 수출 물품을 중국에 부쳤다고 가짜 선하증권을 떼 준 화련 해운사는 물건을 배에 싣지도 않았습니다.

● 이주원 위원(대한상사중재원): 당해 선박은 12월 7일 인천항에 입항해서 12월 8일 인천항을 출항했는데 선적이 되었다는 날짜는 12월 18일입니다. 이것을 보면 BL 자체가 허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기자: 화련해운 쪽은 국민은행에도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정원(화련해운): 화물 확인 및 품질검사서가 화물 도착 전에 미리 발행되어 첨부되었는데도 불구하고 LC대금을 그대로 결제했습니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기자: 이 사기사건에 현직 관세사도 개입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 이주원 위원(대한상사중재원): 이 수출면장은 서울세관원에서 발행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인천세관에 출입하는 관세사가 신고를 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기자: 전 지점장은 자살하기 직전 상사중재원에서 이런 사실들을 모두 확인했습니다.

이 때문에 삶의 희망마저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의 주범 김일수씨는 이렇게 사기를 쳐서 챙긴 돈을 모두 외국으로 빼돌리고 나중에 일본 또는 중국으로 빠져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수영입니다.

(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