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 엄기영,백지연

7.4 남북 공동성명 교훈[조정민]

입력 | 1994-07-04   수정 | 199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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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남북 공동성명 교훈]

● 앵커: 무의로 돌아가고 말았던 22년전 7.4 남북 공동 성명, 그 허탈했던 경험으로 해서 우리는 오늘 또 한번 남북 관계의 어려움을 되새기게 됩니다.

정치부 조정민 기자입니다.

● 기자: 7.4 남북 공동 성명은 즉각 국, 내외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냉전 체제의 벽이 두터웠던 만큼, 주변국들에게도 실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남, 북 공동 선언은 1년 만에 빛이 바랬습니다.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이라고 하는 통일 3원칙에 대한 입장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남북 공동 선언이 무의에 그쳤던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양극 체제의 냉전 기류가 비밀 협상을 통한 남, 북 접촉에 지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특히 반공 정책 포기와 미군 철수, 군사 훈련 중지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였습니다.

둘째, 당시 남북한은 모두 대화보다는 내부 체제 강화와 장기 집권에 더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유신 체제와 주석 체제가 각각 출범했고, 남북 관계는 이후에 경색일로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셋째, 극비리에 남북 접촉이 국민의 전폭적인 이해와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22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변한 것보다 변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남북 정상 회담을 보는 국민의 시각이 의외로 차분한 것은, 남북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할 뿐 아니라, 7.4 공동 성명의 교훈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정민입니다.

(조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