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
앵커: 엄기영,백지연
평양에 조문인파[정일윤]
입력 | 1994-07-11 수정 | 199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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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900여 명의 북한 노동당 중앙 의원과 최고 인민회 대의원들이 모두 평양에 도착해 있습니다.
김정일의 권력 승계, 착착 진행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7월 11일 MBC뉴스데스크입니다.
[평양에 조문인파]
김일성 사망 나흘째, 북한 표정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별 동요 없이 김일성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는 만수대 등에는 오늘도 많은 행렬이 이어졌고, 김정일에 대한 충성 발언 등이 계속됐습니다.
마치 집단 최면에 빠져 있는 듯한 북한 주민들의 모습, 여전했습니다.
정일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김일성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뒤, 이틀이 지난 오늘도 평양은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신에 김일성 동상이 세워진 만수대 주변은 말 그대로 눈물 바다입니다.
김일성 군사 종합 대학의 교직원과 학생들입니다.
영화, 예술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광신적인 종교 집단의 종교 의식을 연상시키는 북한 주민들의 집단 행동을 보는 시각도 여러 갈래입니다.
그중 하나는 북한 사회가 겉으로만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을 뿐, 내면의 정신적인 기저는 봉건 사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즉, 임금과 아버지를 동일시했던 조선 왕조때의 사고 체계가 시민 혁명을 통해 청산되지 않은 채, 일제때는 천황과 적자 관계로 환치되었다가 해방 후에도 형태만 달리한 채 김일성 1인 체제에서 지속되어 왔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회 심리학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오열은 부모를 잃었을 때의 슬픔과는 구분되는, 정치적인 눈물이라는 분석도 합니다.
어쨌든, 북한 당국이 외국으로 내보낸 이 화면들을 보노라면, 21세기를 목전에 둔 역사의 시계를 한 세기쯤 되돌려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MBC뉴스 정일윤입니다.
(정일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