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정동영,정혜정

[카메라 출동]신림동 아파트 물싸움,건설업자,공무원 고발[최일구]

입력 | 1994-08-07   수정 | 199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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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아파트 상가의 수도관은 가정용과 별도로 묻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신림동 국제산장아파트는 상가용 수도관을 따로 묻지 않은 바람에 주민과 상인들 사이에 물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싸움의 원인제공은 설계대로 시공을 하지 않은 건설 업체이고 속임수 시공에도 불구하고 이상이 없다고 준공검사를 내준 서울시 관악 구청과 서울시 수도 사업소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업자와 공무원의 무책임. 최일구 기자가 고발합니다.

● 최일구 기자: 서울 신림동 국제 산장 아파트 고지대 불량 주택을 재개발해서 지난 92년 말 완공되었습니다.

그런데 단지 안에서 주민과 상가 상인들이 삼복 더위 속에 말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상가에서 아파트 물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는 반면 상인들은 그런 일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수도관이 제대로 설치되었다면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일 수 없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수도 배관은 아파트와 상가가 분리되어야 합니다.

가정용과 영업용으로 요금 체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급수관 준공도면. 상가용은 아파트 주 계량기 통과 이전 원관에서 분리되도록 설계가 잘 되었습니다.

또 이래야만 아파트와 상가의 수도 요금이 구분되어서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시공되었는가. 아파트 지하 공동구.

직경 40m의 상가용 관이 구계량기 통과 전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보온 재료를 뜯어보니 잘려진 수도관이 들어 있습니다.

상가 관을 끝까지 따라가 봤습니다.

이상합니다.

분리되어 있어야 할 아파트와 상가의 급수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왼쪽이 상가용 환. 오른쪽이 아파트 급수관입니다.

도대체 이 연결관이 왜 설치되었는가.

● 시공업체: 상가배관 수암시험위해 설치했다.

● 최일구 기자: 시공업체의 얘기대로 이 연결관이 수압 시험용 임시 부설관에 불가하다면 이 연결관의 밸브를 잠그더라도 상가로 들어가는 수돗물은 이 상가용 급수관을 따라 정상 공급되어야 합니다.

실제 그런지 밸브를 잠궜습니다.

작동되던 상가 계량기가 멈췄습니다.

상가 저수지에서도 물 공급이 중단됩니다.

아파트 지하 저수조를 거친 아파트 물이 지금까지 임시연결관을 통해 상가로 흘러 들어 갔던 것입니다.

● 관리사무소: (상가로 들어가는 물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았습니까?)
지금까지 (상가용)직수관을 통해 들어가는 것으로 알았죠.

● 최일구 기자: 결국 상가용 급수관은 허공에 매달린 고철 덩어리에 불과한 것입니다.

고지대에 위치하는 아파트라는 사실이 무시된 채 처음부터 상가용 관을 위한 별도의 가압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결과입니다.

● 주민: 그런(가압)시설을 해놓고 나서 준공검사 해줘야 하는데 알고보니 주민 우롱한 사기행각 아닙니까?
● 최일구 기자: 시공업체는 서울시의 승인을 받고 상가 급수관을 시공했는데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 되었다며 서울시로 화살을 돌립니다.

● 시공업체: 만일 수압이 약해서 안된다고 하면 설계도면을 묵살시키고 새 도면을 주어야죠.

(어느걸 묵살합니까?)

이건(서울시)승인 떨어진것 아닙니까?

● 최일구 기자: 설계 도면을 수박 겉할기 식으로 승인해준 서울시는 관련 부서끼리 책임을 전가하는 데에만 급급합니다.

● 남부 수도사업소: 이 설비(단지내 배관)는 (구청) 건축인허가 부서에서 (승인)하게끔 돼있어요. 기준이...

● 관악구청: 배치도면만 있지 상세도면은...

(구청에 없다) 전문가 (수도사업소) 아니면 그건...(승인 못한다)

● 최일구 기자: 이래저래 피해는 주민들의 몫입니다.

자신들이 매달 내는 수도 요금 속에 상가 사용분이 포함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상가 상인들이 물값을 내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 상가: 수도값 계속 영업용으로 매달 냈어요.

● 최일구 기자: 결국 상가 물 값이 지난 2년동안 2중으로 부과되어 왔다는 얘기입니다.

● 주민: 우리가 지금까지 낸 물값 (공동수도료) 받아야죠.

수도국에서 엄연히 받아 갔으니까 되돌려 줘야죠.

● 최일구 기자: 그러나 주민들의 이같은 요구는 고압적인 서울시의 수도 행정에 밀려 수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수도사업소: (돌려줄 것이 없다는 말입니까?)

그렇죠. 돌려줄게 없는 거죠.

● 최일구 기자: 문제는 물값 시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파트 주민과 상가 상인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반목이 갈수록 심해 지고 있습니다.

평화스럽기만 한 아파트 단지가 때 아닌 물싸움의 현장으로 변한 것입니다.

급수관에 대한 전면 재시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 아파트 단지의 평화는 멀기만 합니다.

● 주민: 항상 싸움의 소지를 안고 있어요.

● 최일구 기자: 허술한 상수도 행정. 이로 인한 주민들 간의 불화. 그러나 서울시 상수도 책임자는...

● 서울시 상수도사업 본부장: 거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일을 갖고 언론사에 수도행정이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해서 알렸다고 생각할 때 (주민들이 행정기관에) 이렇게까지 해야되는가...

● 최일구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최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