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일본, 폭력시위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평화 시위 정착[김재철]

입력 | 1994-08-16   수정 | 199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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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시위 정착]

● 앵커: 일본의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은 스튜던트 파워가 풍미하던 지난 60년대 후반까지 이른바 대학가의 안보 투쟁으로 폭력 시위가 그칠 날이 없었습니다마는 그런 폭력 시위에 대한 국민들의 총체적인 비난 여론으로 지난 70년대 이후에는 시위 자체가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도쿄에서 김재철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일본도 한때 우리나라 대학보다 훨씬 시위가 많았던 적이 있었고 특히 60년대 중반부터는 폭력을 동반한 시위가 그칠 날이 없었습니다.

69년에 이르러서는 국립대학의 53%인 40개 대학이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없는 처지였으며 이 가운데 6개월 이상이나 시위가 계속된 대학도 18개 대학에 이르렀습니다.

또 시위가 격렬했던 67년부터 69년까지의 2년 동안 경찰이 검거한 학생 수가 8천명, 부상자 수는 경찰관과 학생, 일반 시민을 포함해 만 2천명, 이 가운데 4명은 심한 부상으로 아예 목숨을 잃었습니다.

학생 시위 가운데 지난 69년 1월에 있었던 이곳 도쿄 대학의 농성 사건은 사회를 극도로 긴장시킨 최악의 학원 사태로 기억됩니다.

암보법 연장에 따른 일본 정부와 대학생들의 마찰로 급기야 학생들이 야스다 강당을 점거.방어하는 사태로 까지 잇따랐으나 이 사건 이후 대학의 앞날을 생각하는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증폭돼 대학가 시위는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특히 70년대에 들어서서는 학생 시위라는 말 자체가 구 시대의 유물이 되었으며 오늘날 간간히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봄날의 임금투쟁, 이른바 춘투도 평화적인 시위로 법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예유를 벌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김재철입니다.

(김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