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병원에서의 행려병자 관리실태, 행려 환자 박대[박성제]
입력 | 1994-08-31 수정 | 199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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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행려병자 관리실태, 행려 환자 박대]
● 앵커: 거처도 없고 보호자도 없는 무연고 환자들, 여행하는 사람들은 분명 아닙니다마는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은 행려병자들입니다.
길거리에 쓰러진 이들 행려병자들은 대개 서울시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실려가게 됩니다마는 과연 그 행려병자들의 관리 실태를 통해서 우리 복지 정책의 현 주소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사회부 박성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서울 용두동의 시립동부병원입니다.
길거리에서 병으로 쓰러진 무연고 환자들, 이른바 행려병자들이 매달 100여명 이상 실려오는 곳입니다.
병원뒤쪽에 자리잡은 행려병실 입구에 들어서면 코를 찌르는 악취와 함께 산더미처럼 ?인 쓰레기 뭉치들이 우선 시선을 가로막습니다.
취재를 막으려는 병원 직원들을 뿌리치고 병동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음침한 분위기의 병실마다 생기를 잃은 표정의 환자들이 누워있습니다.
그 중 몇몇 노인은 의식도 잃은 채 죽음만을 기다리는 듯이 보입니다.
● 행려병자: 힘들어요.
(뭐가 힘드세요?)
고달프죠.
● 기자: 환자들 머리 위로 파리 끈끈이가 매달려 있습니다.
병실 한 구석의 화장실은 구역질이 날 정도입니다.
그러나 불결한 환경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제대로 치료해 줄 의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병원 직원: 딴 병원에 가면 700만원 보통 보수를 받는데요, 그런데 여기를 오지 않으려는 거죠.
여기는 시립 병원이다 보니까 오질 않을 사람을 강제로 여기로 와서 치료를 하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 기자: 정부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는 이들 행려병자들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만 하는지가 병원측의 답변은 간단합니다.
● 시립 동부병원 원장: 행상이라든지 지방에서 올라와서 쓰러진 사람들이니까 냄새가 엄청나요.
● 기자: 이번에는 똑같이 행려병자 치료실이 있는 보라매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역시 서울시의 소유지만 서울대 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30여명의 환자들이 비교적 잘 갖춰진 시설 속에서 의료진들의 정성어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인지 감독 관청인 서울시에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 김종정(서울시 의약과장): 자기 병원의 병원장이 책임지고 해서....
● 기자: 내 일이 아니라는 무책임한 반응입니다.
누구보다도 절실히 의료 해택을 필요로 하는 이들 행려병자들은 책임 회피와 예산 부족이라는 구실아래 또다시 거리로 내몰리거나 끝내 쓸쓸한 죽음을 맞게 될 것입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