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지존파, 자금저축과 살인연습 등 치밀한 범행준비[김은혜]

입력 | 1994-09-22   수정 | 199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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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 자금저축과 살인연습 등 치밀한 범행준비]

● 앵커: 지존파, 두목 김기환을 꼭 지존이라고 높여 불렀던 이들 지존파 살인조직 6명의 행적이 이제 하나씩 하나씩 벗겨지고 있습니다.

영광에 아지트를 설치하기 전, 이들은 작년 6월부터 1년 가까이 공사 현장을 전전하면서 범행 자금을 모았고, 그 와중에서도 두 번에 걸친 살인연습을 실제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사회부 김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김현양 등 지존파 일당 5명은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이 곳 대전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을 하며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모의했습니다.

당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같이 일했던 한 동료는, 이들이 지난해 초 두목격인 김기환을 중심으로 몰려다녔다고 말했습니다.

● 공사현장 동료: 김기환 말 한 마디면 다 따랐어요.

안전모에 지존무상이라고 쓰고 다녔어요.

● 기자: 이들은 또 무언가 큰 일을 하겠다며 김씨가 단독으로 관리하는 하루 10만원씩의 품삯을 끼니도 걸러가며 틈틈이 모았습니다.

● 공사현장 동료: 김기환이가 자금은 혼자 통장으로 관리했어요.

누가 사주지 않는 한 10원 한 장 안썼어요.

● 기자: 한패였던 송봉호는 이렇게 모은 범행자금을 훔쳐 달아나다 잔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이들은 범행자금을 마련하면서 살인연습을 한다며 한 달에 한 번씩 두 사람을 살해했습니다.

그 후에도 뻔뻔스럽게 공사장에 다시 나와 2,000여만원을 번 이들은 어느 모로 보나 성실한 일꾼이었다고 동료는 말하고 있습니다.

● 공사현장 관계자(대전): TV 보고 많이 봤다 했어요.

품행은 나쁘지 않고 일 아주 열심히 했어요.

● 기자: 결국 이들은 이 돈을 보태 평소 익힌 솜씨로 튼튼한 살인공장을 지은 것입니다.

● 기자: 집 어떻게 마련했나?

● 김현양(어제 현장검증): 노가다, 노가다 했다.

● 기자: 경찰은 이들이 올해 소윤호씨 살해 직전까지 건축공사 현장에서 일한 점으로 미루어, 공사장에서 다이너마이트 등을 빼돌린 것이 아닌가 보고 이들 행적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김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