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정혜정
지존파 손에 들어간 명단중, 억울한 현대백화점 우수고객[박성제]
입력 | 1994-09-26 수정 | 199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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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 손에 들어간 명단중, 억울한 현대백화점 우수고객]
● 앵커: 이번에 지존파 일당의 손에 들어갔던 현대백화점 우수고객 1,300여명의 명단.
이들은 끔찍한 범행계획의 대상이 됐을 뿐만 아니라 또 한편으로 여론으로부터는 과소비 계층이라고 하는 따가운 눈총도 함께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고액 거래자가 된 억울한 고객도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사회부 박성제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시내에서 두 곳의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는 지난해 연말 제품 재료로 쓰기 위해 현대백화점에서 소고기 육포 600여장을 한꺼번에 구입했다가 우수고객 명단 1위에 올랐습니다.
● 정씨(거래실적 1위, 890만원): 추석, 연말.
1년에 딱 2번입니다.
재료로 소고기를 좀 많이 샀죠.
장사에 필요하니까.
● 기자: 정씨는 자신이 끔찍한 범행계획에 첫 번째 대상일 뿐 아니라 과소비 계층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 정씨(거래실적 1위, 890만원): 지존파인가 그 사람들이 액수만 알지 세목을 알겠어요.
그러니 억울하게 당할 뻔도 했죠.
뭐 일절 양말 한 켤레 산 적이 없습니다.
● 기자: 또한 남편의 카드를 빌려 친구들과 함께 제수용품을 샀다가 거래실적 24위에 오른 주부 이모씨도 자신이 낭비와 사치를 일삼았다는 말은 당치 않다고 항변했습니다.
● 이씨(거래실적 24위, 390만원): (친구들에게) 빌려주면서 액수 커진다.
가전제품 하나라도 한두 푼 아니다.
과소비라는 말은 억울하다.
● 기자: 그러면서 이씨는 살인표적이 된 동시에 과소비의 누명을 한꺼번에 뒤집어쓰게 된 정신적 고통을 털어놨습니다.
● 이씨(거래실적 24위, 390만원): 돈 많으면 현금 사용하지 할부로 카드 쓰지 않는다.
생각지도 않은 리스트에 올라있고 이런 일 당하고 나면 힘들다.
● 기자: 결국 몰아치기식 여론으로 과소비의 주범이 돼버린 정씨와 이씨는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로 남게 됐습니다.
한편 현대백화점 우수회원인 김모 변호사는 오늘 명단 유출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백화점 측을 상대로 2,999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