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지진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인구 20만 명의 홋카이도 북단 쿠시로시는 오늘 새벽까지만 해도 무려 40여 차례나 여진이 계속 되어서 한때 도시기능 전체가 마비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됐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지진에 강한 일본이었습니다. 텔레비전의 신속한 보도 그리고 성숙된 재해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쿠시로 현지에서 김재철 특파원이 직접 전해드립니다.
● 특파원 : 밤 10시 25분.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은 잠자리에 있을 시간이었습니다. 폭풍우 속을 항해하는 배처럼 집 전체가 흔들리면서 책상과 의자가 나뒹굴고 침대에서 자는 아이들이 갑자기 땅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제까지 경험했던 지진과는 아예 강도가 달랐습니다. 최초의 지진이 감지된 후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NHK와 후지티비 등의 재해 특별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진의 강도가 예상외의 강진이고 해일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저지대 주민들에게 지정된 피난처로 긴급히 피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 아키노씨(쿠시로 주민) : TV보도에 따라 행동하면 피해도 줄이고 안전하다.
● 특파원 : 일본 경찰청은 이처럼 재해방송을 듣고 피신한 사람이 쿠시로와 하코다떼에서 만도 7천여 세대 2만 여명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경찰청은 특히 쿠시로 지역에는 오늘 새벽 6시까지 40여 차례나 체감지진이 계속되어 도시 기능의 마비 상황까지 오게 되었으나 주민들이 동요하지 않고 당국의 지도에 적극 협조 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이세하라씨(경찰관) : 주민들이 지정된 대피장소로 스스로 이동하는 등 자발적으로 협조한다.
● 외니부찌(쿠시로 시장) : 평소 훈련으로 지진 발생 시 행동 지침을 잘 안다.
● 특파원 : 한편 피난길에 나섰던 이곳 주민들은 오늘 아침 해일경보가 해제되자 전원이 집으로 돌아왔으며 오는 즉시 이곳 시청에 마련된 대책본부의 지시에 따라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서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였습니다. 홋카이도 쿠시로시에서 MBC뉴스 김재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