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앵커: 신경민,김은주

마라톤 경기를 지켜본 손기정옹, 황영조 선수와 포옹[윤도한]

입력 | 1994-10-09   수정 | 199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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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경기를 지켜본 손기정옹, 황영조 선수와 포옹]

● 앵커: 오늘 경기를 현지에서 숨죽여 본 원로가 있습니다.

바로 손기정 옹입니다.

윤도한 기자가 손옹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 기자: 손기정 옹은 황영조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아침 일찍 메인 스타디움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손 옹은 황선수의 우승을 자신 있게 예상했습니다.

● 손기정 옹: 그렇게 걱정할 것 없다고 봅니다.

다른데서 이기는 것보단 나로서는 감회가 깊을 것입니다.

● 기자: 마라톤이 시작된 뒤 결승점인 평화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손기정 옹은 중계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황선수의 우승을 기원했습니다.

일본의 하야타 선수가 각축을 벌이며 앞서 나가자 다소 초조한 모습을 보이던 손 옹은 경기후반 황선수의 선두가 계속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황선수가 결승점에 들어오는 순간 손기정 옹은 앞으로 달려 나가 기력을 다해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황영조 선수의 오늘 마라톤 우승을 지켜본 손기종 옹의 감회는 남달랐습니다.

손옹은 지난 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우승해야 했던 그 때의 회한을 되새기는 듯 했습니다.

● 손기정 옹: 여기서 이기는 것이 다른데서 이기는 것보다 조금 더 낫지요.

● 기자: 우승을 한 황영조 선수가 손기정 옹을 찾아와 인사를 하는 순간 손옹은 황선수를 얼싸안고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 손정인 민단국제국장(손기정 옹의 장남): 오늘 이와 같이 영광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말로는 표현을 못할 것입니다.

● 기자: 히로시마에서 MBC뉴스 윤도한입니다.

(윤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