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정동영,김은주

[카메라 출동]전국 주유소 주변 기름탱크 부식으로 누유[전동건]

입력 | 1994-11-06   수정 | 1994-11-0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카메라 출동]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전국의 주유소 주변 환경오염이 심각합니다.

많은 주유소의 유류탱크에서 기름이 새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기름 탱크의 부식 때문입니다.

탱크의 부식방지를 위한 법 규정이 없는 것도 한 원인입니다.

전동건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의 한 주유소. 지금까지 사용하던 기름 탱크를 교체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탱크가 있던 자리에는 시커먼 기름이 고여 있습니다.

미처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기름입니다.

그만큼 많은 기름이 이미 유출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탱크는 땅 밑에 묻힌 지 20년이 지난 탱크. 여기에서 기름이 새어 나왔을 것이라고 의심이 갔습니다. 기름 탱크가 어디로 가는지 따라 가보았습니다.

도착한 곳은 한 고철 수집업소. 이제 주유소에서 꺼내 온 기름 탱크에 구멍이 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검사방법은 액체침투 검사법을 사용하였습니다. 탱크의 모서리.

용접 부위에서 구멍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거의 손톱크기였습니다.

탱크에 녹이 슬다 못해 아예 구멍이 뚫린 것입니다.

● 기자:그럼 계속 기름이 누유가 되겠네요?

● 비파괴 검사 회사직원: 네. 이 정도면 기름이 누유 되는 게 상당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되거든요.

● 기자: 새벽 3시. 서울 근교의 또 다른 주유소. 초음파검사기를 이용해 탱크의 누유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탱크에서 경유가 새고 있어 검사 전문 업체에 의뢰했다는 것입니다.

● 기자: 매일 어느 정도 빠져나가는 것 같았어요? 느낌이?

● 주유소 직원: 한 20~30리터 정도..

● 기자: 20~30리터가 매일?

● 주유소 직원: 빈다는 이야기지요.

● 기자: 고철 수집업소에는 누유가 심해 교체된 주유소 탱크들이 널려있습니다.
땅속에서 급속히 부식된 탱크들입니다.

● 기자: 5년 지나면 썩어버린다고요?

● 고철 수집업자: 그럼요 썩지요.

● 기자: 구멍이 뻥 뚫린다고요?.

● 고철 수집업자: 네 뚫려요.

● 기자: 전국의 주유소는 7천 여곳. 이 가운데 부식들의 이유로 탱크에 문제가 생긴 곳은 1/1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유류저장고 보수업체 대료: 옛날 만들어진 것은 20% 정도는 되고 그 중에서 10% 미만은 기름이 새는 것을 목격했고 수리도 했습니다.

● 기자: 주유소 탱크에서 유출된 기름이 갈 곳은 땅 속 밖에 없습니다.

충청남도 당진의 한 우물. 썩어버린 우물 위에 기름이 떠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주유소와는 불과 3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 주민: 좋았었죠. 옛날 먹을 ‘때 그땐 주유소 같은 게 없었을 때예요.

● 기자: 최근 건국대학교 농대는 주유소주변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주유소로부터 50미터 떨어진 곳에 토양과 지하수에서 기름이 검출되었습니다.

● 도덕현 교수(건국대 농대): 미국·캐나다에서 보면 3백 미터까지는 거의 오염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기자: 유류 저장고에서 유출된 기름이 주변 토양을 오염시킵니다.

더욱 문제는 기름이 지하수맥을 타고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아예 지하수까지 걷잡을 수 없이 오염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유소 탱크가 이처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주유소 설치를 규정하고 있는 소방법 때문입니다.

● 김화중 교수(건국대 공대): 부식 등 환경적인 차원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아주 오래된 법이죠.

● 기자: 현행 소방법에서는 강철탱크를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집어넣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콘크리트 구조물 안으로 지하수가 침투합니다.

물속에 잠긴 탱크는 부식이 되어 구멍이 뚫리고 기름은 지하수를 따라 흘러나가는 것입니다.

이런데도 소방법에는 탱크 부식방지를 위한 본격적인 대책도 없습니다.

● 내무부 소방국 관계자: 어느 탱크라도 영원히 누유가 안 되는 탱크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얼마나 가느냐하는 그 차이지...

● 기자: 미국의 경우에는 이미 탱크의 부식방지를 위해 법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 유류저장고 보수업체 대표: 미국은 완벽해가지고 현재의 강철탱크를 FRP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것도 못 믿어가지고 이중구조로 해가지고...

● 기자: 특히 강철탱크 겉을 부식이 안 되는 신소재 탱크로 둘러싸는 이중구조 방식의 탱크를 설치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기름유출이 가져오는 땅 밑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 도덕현 교수(건국대 농대): 오염이 회복되려면 지표면 오염이 75년, 지하오염은 200년 걸린다는 보고가 있고...

● 기자: 복구하는데요?

● 도덕현 교수(건국대 농대): 네, 복구하는데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전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