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정혜정
알콜 중독자로 폐인되다시피한 사람들의 술없는 송년모임[양찬승]
입력 | 1994-12-28 수정 | 1994-12-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알콜 중독자로 폐인 되다시피 한 사람들의 술 없는 송년모임]
● 앵커: 이 연말 오늘밤도 곳곳에서 송년모임 술자리가 벌어지고 있을 줄 알고 있습니다마는 주인이 공짜로라도 술 한 병을 들여 놓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숙연한 송년회가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로 한때 폐인이 되다시피 했던 사람들의 송년모임입니다.
양찬승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알콜 중독자: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일단 소주 한잔이라도 입에 들어오면 마음의 안정이 되요.
● 알콜 중독자: 다른 사람들보다 술을 더 많이 먹어야 영웅심이라고 할까 그런 게 있어서 술을 더 많이 먹었어요.
● 기자: 남보다 술을 더 좋아하다가 또는 남보다 술이 세다는 것을 과시하다가 알콜 중독에 빠진 사람들 익명을 지키는 알콜 중독자의 모임 회원들의 송년회는 그동안 술 때문에 저지른 자신들의 죄를 반성하는 숙연한 자리였습니다.
● 알콜 중독자: 정신은 먹어선 안 된다고 하지만 육체는 술집을 가서 술잔을 들고 있는 거예요
● 알콜 중독자: 술을 많이 마시고 그 때문에 직장도 못 다니고 점점 더 성격변화도 일어나고
● 기자: 알콜 중독의 고통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이어집니다.
● 알콜 중독자: 내 얼굴에서 술 냄새가 난다든지 그러면 가슴이 뛰고 불안하다고 우리 집사람이, 심지어는 우리 애들도 책가방만 죄다 내던지고 가고
● 기자: 누구보다 술의 해악을 잘 알고 있는 회원들은 이제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술을 아예 끊으라고 권합니다.
● 기자: 술이라는 것은 하나의 약물입니다.
마약이라고 보는 거죠, 알콜도 약물남용으로 취급해줬으면 고통 받고 있는 자기도 모르게 중독 되고 있는 사람들도 아주 많아요.
● 기자: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이 알콜 중독에 걸린 줄도 모르고 술에 젖어 사는 국내 250만 알콜 중독자들이 한시바삐 단주의 대열에 동참하기를 기원했습니다.
MBC 뉴스 양찬승입니다.
(양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