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정동영,김은주

무관심속에 연말 보내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송년[박준우]

입력 | 1994-12-31   수정 | 199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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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속에 연말 보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송년]

● 앵커: 한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가 오늘 새벽 산업재해를 당한 동료 외국인 노동자를 문병갔다가 심장마비로 죽었습니다.

주변의 무관심속에 외로운 년 말을 보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송년을 사회부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오늘 새벽 숨진 방글라데시 노동자 하피즈씨의 빈소가 차려진 병원 영안실입니다.

누가 마련한 것인지 모르는 촛불만 켜져 있을 뿐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피즈씨는 어제 밤 작업 중 손가락이 잘려 입원한 친구 하파주루만씨의 병실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습니다.

죽음을 부른 가장 큰 원인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현실의 한 부분입니다.

연말연시를 함께 보낼 가족이 없는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네팔인 탄네솔씨는 새해 초부터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어 일하다 다친 사실을 편지에 쓰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새해소망은 한결 같습니다.

새해부터는 자신들을 괴롭혔던 임금체불, 비인간적인 대우, 산업재해 등의 현실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환한 얼굴로 이들이 그리는 고향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이들이 1995년 거는 가장 큰 기대입니다.

MBC뉴스 박준우입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