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정동영,김은주

94년의 국제뉴스 결산, 전쟁과 평화[최용익]

입력 | 1994-12-31   수정 | 199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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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의 국제뉴스 결산, 전쟁과 평화]

● 앵커: 냉전의 시대는 끝났어도 올 한해 지구 곳곳에서는 살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편에서는 증오를 씻고 화해의 악수를 나누는 것도 계속됐습니다.

94년의 국제 뉴스 최용익 기자가 결산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94년의 벽두와 말미를 얼룩지게 한 국제뉴스는 세계 최강국인 강타한 미국과 일본을 강타한 지진이었습니다.

32명의 목숨을 빼앗고 수천 명의 부상자를 낸 로스앤젤레스 지진은 재산피해만도 72억 달러에 이르러 흑인 폭동의 딛고 재기하려던 LA주민들은 또 한번 좌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진도 7.5의 강진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 그치긴 했지만 일본 열도는 또 다른 지진 위험에 떨고 있습니다.

불과 석 달 50여 만 명의 희생자와 수 백만 명의 피난민이나 인류최대의 재난으로 꼽히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 내전 대통령이 탄 비행기의 피격으로 시작한 내전은 벨기에 식민시절 백인들에 의한 동족간의 뿌리 깊은 증오로 대량학살이 자행됐습니다.

2년 반을 끌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분쟁지역, 보스니아 헤르체고빈 세르비아게가 우수한 화력으로 보스니아 정부군을 압도하자 개입을 꺼려해 온 미국과 나토는 민족 세르비아게의 승리를 사실상 인정해버렸습니다.

옛 소련붕괴이후 빈발하고 있는 민족 분쟁은 러시아 국내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분리 동맹을 요구한 체첸 공화국에 대해 러시아 엘친 대통령은 무지비한 진압 작전으로 응답했습니다.

피가 피를 부르는 살육전이 세계 곳곳에서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구의 다른 한쪽에서는 오랫동안의 증오를 씻고 화해와 평화를 전파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됐습니다.

북한의 국제 원자력기구 탈퇴 위협으로 촉발된 한반도 핵 위기는 카터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북한 김일성의 주석의 사망으로 남북 정상회담일보직전까지 갔던 화해무드가 얼어붙는 듯했으나 북미 고위급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노련한 외교가 강석주, 발로치 콤비는 1년 6개월간 끌어온 핵협상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흑백 인종차별로 악명 높았던 남아공화국은 340년간 통치된 백인 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대화합의 드라마를 연출해냈습니다.

선거를 통해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넬슨 만델라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흑백공존의 새로운 장을 화해와 용서를 위대한 힘을 과시했습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도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46년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아랍파트PLO의 의장의 역사적인 악수에 이은 평화협정은 이 시간에도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분쟁 당사자들에게 화해가 불가능한 갈등은 없다는 평화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용익입니다.

(최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