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국민학교 산수문제 풀자는 자식들 앞에 어머니들 속수무책[박준우]

입력 | 1995-02-22   수정 | 199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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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산수문제 풀자는 자식들 앞에 어머니들 속수무책]

● 앵커: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선 힘들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학교 학생들이 푸는 산수문제는 왜 그렇게 어려운지.

문제 함께 풀어보자고 달려오는 자식들 앞에서 어머니들은 끝내 손을 들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박준우 기자 입니다.

● 기자: 최근 잘 팔리는 국민학교 6학년용 산수문제집에 나온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대학생들에 난이도를 물어봤습니다.

● 기자: 이거 중학교 문제예요

● 대학생: 이게 국민학교 문제예요?

잘못됐다

● 기자: 몇 학년 문제같애요?

● 대학생: 고 3 수준은 되는 것 같은데요.

● 기자: 이처럼 어려운 문제를 풀다가 곤란을 겪을 때 학생들이가장먼저 달려갈 곳은 어머니 입니다.

국민학교 6학년과 4학년 남매를 둔 한 어머니는 풀기 힘든 산수문제가 너무 많아 혼자 힘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습니다.

● 이연향(주부): 5-6학년 정도 되면 은 부모님들이 해결하기가 어려워요.

그러면은 거의 다, 제가 보기에 50%이상이 학원에 간다든지 다른 선생님을 둔다든지.

● 기자: 처음에는 애들 몰래 참고서를 보고 공부해 문제를 풀어주던 어머니들도 나중에는 결국 과외선생을 찾게 됩니다.

● 학부형: 학부형들끼리 정보를 해 보는 거예요.

그래도 안 되는 거 같으면 나름대로 전문 선생님들의 도움을 청한다든가 그래야 되지 애들한테 적당하게 이해시킬 수는 없잖아요.

● 기자: 일부 어머니들은 경쟁심 때문에 더 어려운 문제를 찾아 스스로를 옭아맵니다.

● 권병진(창천국민학교 교사): 성적이라든지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자꾸 사주는 거죠.

그러면 아이들이 그런 문제들을 풀면서 못 풀었을 때 느끼는 좌절감 같은 것들이 아마 학교공부하고도 좀 관련이 있을 거라고 봐요.

● 기자: 과외공부를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가계에서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은 매년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산수는 원래 까다롭다지만 과외경쟁 때문에 요즘 들어 어머니들에게 더욱 어려운 과목이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준우 입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