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노량진 경찰서, 유흥업소들로부터 돈 받아온 사건 은폐.축소[박석제]

입력 | 1995-03-14   수정 | 199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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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경찰서, 유흥업소들로부터 돈 받아온 사건 은폐.축소]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서울 노량진 경찰서가 관내 유흥업소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아왔다고 하는 어제 MBC 뉴스데스크 보도가 나간 뒤에 서울 경찰청은 즉시 자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조사가 진행되는지 보겠습니다.

사회문화팀 박성제 기자입니다.

● 기자: 노량진 경찰서에 상납한 돈의 액수가 낱낱이 기록된 비밀장부와 유흥업소 주인들의 증언이 보도된 직후, 서울 경찰청은 곧바로 자체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수사대상은, 비밀장부에 중점적으로 올라있던 형사계와 소년계 직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 경찰청이 오늘 오후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는, 진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우선 지난 8일 업소를 찾아와 술을 마시고 술값을 안 낸 뒤 돈까지 빌려갔다는 형사계장 김모 경감.

경찰은 김 경감이 다음 날인 9일 술값과 빌린 돈을 갚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경감은 어제 취재진에게 아직 돈을 돌려주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 노량진 경찰서 형사계장: 받으러 오면 주려고 30만 원 봉투에 넣어 놨는데(업소에) 못 가고 토요일이 됐다.

● 기자: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파출소장과 소년계장에 대한 조사 역시,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진술만을 받아내는데 그쳤습니다.

경찰은 잠적한 유흥업소 주인들을 상대로 증거를 확보한 뒤, 비리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태껏 관행대로 관할 경찰서의 비위를 건드릴 수 없는 업주들이 제대로 진술을 해줄지 의문입니다.

● 유흥업소 주인: (경찰이 오면)술 한 잔씩하고(돈을)주는데 그걸 불면 사람도 아니다.

● 기자: 결국 이번 사건도 지금까지 경찰비리에 대한 자체수사가 그래 왔듯이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송운학(경실련 부정부패 추방운동 본부): 경찰범죄에 대해서 경찰이 초동수사를 담당하게 되면 아무래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팔은 안으로 굽게 돼 있기 때문에 올바른 조사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