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엄기영,정혜정
100만원의 빚독촉에 시달리던 하순옥 주부, 사채업자 살해[박성제]
입력 | 1995-04-03 수정 | 199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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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의 빚독촉에 시달리던 하순옥 주부, 사채업자 살해]
● 앵커: 빚독촉에 시달리던 한 주부가 사채업자를 살해했습니다.
가정주부가 빌린 돈은 백만 원이었습니다만, 고리사채의 끈질긴 빚 독촉에 그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박성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하순옥 씨는 34살의 아들 하나를 둔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남편의 봉제공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하루하루의 살림살이가 막막해지자 사채업자 최 모 여인으로부터 일수 돈 백만 원을 빌렸습니다.
백일동안 하루 만2천 원씩 갚아 나간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연리로 따지면 73%의 고리사채였습니다.
남편의 공장이 파산 직전에 이르자, 도저히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결국 어제 새벽 하 여인은 말다툼 끝에 최 씨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한 주부가 저지른 끔찍한 범행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또 한편 사채의 무서움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단 악성 사채에 걸려들면, 채무자 대부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듭니다.
● 사채업자: 이자는 1할. 백에 십만 원이죠, 한달에. 종로와 강남에 해결사를 두고 있는 업자도 있다.
● 기자: 또한 제도권 금융의 벽에 막혀 사채에 손을 댄 중소기업 사장의 잇따른 자살은, 사채의 압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윤한기(前중소기업 대표): 그런데 사채업자한테 지금 12년 동안 빌려 쓴 돈이 너무 많아 서 지금 다 빼앗기고, 공장도 다 빼앗겼어요.
나머지 특허권까지도 넘겨달라는 얘기지.
● 기자: 백만 원짜리 사채가 빚어낸 한 여인의 처참한 종말은, 우리 시장의 어두운 단면을 아울러 드러내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재입니다.
(박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