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앵커: 엄기영,정혜정

도쿄 도지사 당선자, 선거 비용 150만원 쓰고 당선[박영민]

입력 | 1995-04-10   수정 | 199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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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지사 당선자, 선거 비용 150만원 쓰고 당선]

● 엄기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본 도쿄와 오사카 두 곳 지방선거의 이변이 이제 4대 지방선거 불과 두 달 보름여를 앞두고 있는 우리정치권 오늘 아침, 월요일 아침을 깨웠습니다.

150만원 쓰고 당선 박영민 특파원 어떤 정당의 지원도 받지 않고, 천2백만 국제도시도 도지사로 당선된 아오시마 후보의 승리는,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일본 시민들,일본 정계에 거의 대지진같은 사건이었습니다.

아오시마 후보가 쓴 선거비용은 불과 우리 돈 백50만원이 고작이었습니다.

먼저, 도쿄 박영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박영민 (도쿄 MBC): 어젯밤 도쿄의 도지사로 당선된 아오시마 후보의 기자회견장에는 선거운동원들이 다모였습니다.

그의 부인과 아들 딸 전부 3명입니다.

지난 68년 참의원 의원에 당선된 뒤, 5차례나 당선되는 동안 선거운동 한 번 한 적이 없는 그에게는 오히려 많은 인원일지모르지만, 선거운동 안하기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아오시마 당선자: 선거운동 안하고도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소신이다.

● 박영민 (도쿄 MBC): 집에서 도쿄도 행정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을 뿐, 그 밖에 나가는 일은 간혹 동네 인근의 상점가에 들리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래도 시민들의 격려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 도민: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 기자: 지난 89년 리쿠르트 사건에 항의해 의원직을 내던지고 가네마루 사건 때는 혼자 단식농성을하기도 한 아오시마 후보의 금권정치 타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이자 신뢰였습니다.

다만 이번 선거 때 달라진 점은 가족과 일부 친지들의 도움으로 선거 벽보를 붙인 것 입니다.

● 아오시마 당선자: 선거벽보 안 붙이면 도지사 생각이 없다는 오해가 있을까봐 붙였습니다.

● 기자: 도쿄도내 만3천 군데가 넘는 벽보판을 찾아다니느라고 20만 엔 가까운 교통비가 들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백50만 원 정도.

선거비용의 전부였습니다.

돈 안 쓰기는 오사카 지사 당선자 요꼬야마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그는 아오시마 후보보다 20배가 넘는 5백만 엔이나 썼다고 부끄러워했습니다.

가족과 친지가 총동원돼서 열흘 동안 선거 벽보를 붙이고도 다붙일 수 없었던 아오시마 후보의 장녀는 다른 후보가 하루만에 그 벽보를 다붙였다는 소식을 듣고 조직선거의 무서움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선거결과로 나타난 민심이었습니다.

도쿄에서, MBC 뉴스 박영민입니다.

(박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