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화재로 숨진 청소용역업체 직원 3명, 장례식도 못치뤄[박준우]

입력 | 1995-04-21   수정 | 199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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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숨진 청소용역업체 직원 3명, 장례식도 못 치뤄]

● 앵커: 요즘 많은 회사들이 정식직원 대신 쓰는 용역직원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얼마전작업도중 화재로 숨진 청소용역업체 직원들의 경우 용역업체 사장과 전 직원이 잠적해 버려 유족들이 보상은커녕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 12일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난 불로 숨진 청소원 3명의 장례식이 일주일이 넘도록 치러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 주용희(숨진 박氏 며느리): 치료비도 지금 아무것도 없는 상태예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자기네는 와서 무조건 기다려 달라는 거예요.

동숭아트센터에서는 기다려 달라고.

고려주택관리에서는 연락도 없는 상태고요.

지금요.

● 기자: 숨진 용역업체 직원들은 화재위험이 높은 인화물질 시너로 바닥청소를 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극장 측은 인화물질 시너를 청소에 쓰라고 한 적이 없다면 용역업체에 책임을 떠넘깁니다.

● 동숭아트센터 직원: 시너로 청소를 하는지 여부는 용역업체에서만 아는 일이다.

● 기자: 청소원들이 소속된 용역업체 고려주택관리는 관할구청에 신고도 하지 않은 업체였습니다.

화재 이후 그나마 사장을 포함한 전직원이모습을 감추었습니다.

● 아파트 경비원: 사장이 집에 안 들어온 지 4-5일 지났다.

● 기자: 용역회사는 극장 측으로부터 받은 청소원들 몫의 산재보험료와 의료보험료를 중간에서 가로챘습니다.

결국 숨진 청소원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현재 인건비가 싸다는 이유로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 노동력을 공급받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용역업체는 대부분 신고도 하지 않은 불법업체인 탓에 노동법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습니다.

● 구청직원: 신고도 하지 않은 업체의 일을 파악하긴 힘든 일이다.

● 기자: 아무런 대책도 없는 불법 노동력 공급업체의 난립으로 인해 사고를 당하고도어디에서도 보상받을 길이 없는 억울한 사람들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준우입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