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 사망 101명[정동영 최고현]

입력 | 1995-04-28   수정 | 1995-04-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 사망 101명]

● 앵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계속 되야만 합니까?

오늘아침 출근길, 등교길 대구 달서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자에서 일어난 엄청난 가스 폭발사고로 모두 100여 명이 숨지고 또다른 1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상자 절반은 주로 중학교 꽃다운 학생들이었습니다.

할 말을 잃습니다.

오늘 국민과 함께 이 있을 수 없는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현장에 정동영 앵커가 나가 있습니다.

정동영 기자, 사상자의 공식 집계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 기자: 사망자 수는 101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약간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현재 행방불명이 된 학생이 2명 더 있습니다.

그리고 공사장 인부 수명이 생사가 불명입니다.

공사장 바닥수습은 대충 끝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구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지금 이 시간 현장 수습은 어떻게 되가고 있습니까?

● 기자: 네, 이곳 사고 현장은 서울로 치면 잠실쯤 되는 곳입니다.

신흥 아파트 촌입니다.

이 곳 현장에서는 밤을 새면서 양수작업이 진행됩니다.

물을 퍼내고 행방불명된 희생자를 찾기 위한 작업입니다 .

그리고 제 뒤로 가스폭발 압력에 날아간 천 여개의 천공판 가운데 일부르 되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곳이 동서로 약 400 미터 되는 복공판인데요, 날아갔습니다.

그래서 남북간 교통이 끊어졌는데, 이것을 잇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 앵커: 오늘 사고 그렇게 인명 피해가 많았던 이유는 뭡니까?

● 기자: 네, 두 가지 악재가 겹쳤습니다.

하나는 7시 50분이라는 시간이고 하나는 학교 앞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복공판을 뒤덮고 있는 작업을 다시 하고 있는 상인 네거리의 교차로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입니다.

아침 일곱시 50분 사고 발생하던 시간은 이 건널목을 영남중학교 학생 30명이 건너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왼쪽에 영남중학교 교문이 있습니다.

폭발과 함께 복공판이 무너져 내렸고 따라서 학생 희생자가 모두 지금까지 확인된 51명, 그리고 행방불명된 2명, 중경상자까지 ?지면 모두 120여명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모두 변을 당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사고 당시의 발생상황, 이유를 대구문화방송 최고현 기자를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

● 기자: 여기는 지하철 공사장 지하1층입니다.

여기는 각종 구조물들이 사고로 힘없이 꺽여진 채 어지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가 서있는 바로 뒤에서 오늘 아침 7시 50분쯤 강한 폭발음과 함께 50m가 넘는 불기둥이 치솟았습니다.

불기둥과 함께 복공판도 하늘을 날았고 부근 상층 건물옥상까지 떨어졌습니다.

폭발충격으로 300m 밖의 학교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학생들의 등교시간으로 많은 학생들이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거나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폭발음과 함께 등굣길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치솟아오르는 복공판과 함께 학생들도 하늘로 치솟아 올랐고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 60명이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출근길이었기 때문에 차량피해도 많았습니다.

40대가 넘는 차량들이 복공판에 끼어 휴지조각처럼 변했스니다.

많은 시민들을 태우고 가던 시내버스가 금방 불길에 휩싸였고 버스에서 내리던 많은 학생들이 크게 다쳤습니다.

일부 시민들이 차량 사이에 낀 희생자를 살려내기 위해 나섰지만 280Kg이나 되는 복공판 때문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사고가 나자 군인과 경찰 대구시 공무원이 희생자 구조와 사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포크레인으로 종이조각처럼 구겨진 차량들과 처참하게 일그러진 시체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시민들은 할말을 잃었습니다.

지금 현재 사고현장에는 천여명의 사람들이 비상등을 켜놓고 양수작업과 복공판 가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스 냄새가 채 가시지도 않은 지하철 공사자에서 MBC뉴스 최고현입니다.

● 기자: 지금 최고현 기자가 전해드린 곳은 사고가 난 지하철 공사장 지하 1층 부분에 최기자가 서있었습니다.

대구시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이번 사고는 사소한 안전부주의가 빚은 어처구니 없는 참사였습니다.

아현동 사고에 이은 후진국형 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다는 그런 다짐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린데 대해 대구 시민들은 화가 나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엄기영 앵커 받아주십시오

(정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