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미국 비자 신청인들, 미국대사관 앞에서 밤샌다[박성제]

입력 | 1995-06-05   수정 | 199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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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자 신청인들, 미국대사관 앞에서 밤샌다]

● 앵커: 요즘 미국에 한번 가려면 우선 미국대사관 앞에서 이틀사흘씩 밤을 새워야 합니다.

여름철 맞아서 미국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은 대사관측의 비자발급 업무는 예전 그대로 제한이 돼있기 때문입니다.

박성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요즘 서울 광화문미국대사관 주변에서는 매일 밤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대로변에 침낭을 깔고 잠을 청하는 사람 지루함을 참다못해 술판을 벌이는 젊은이들, 모두 미국대사관이 아침에 한장씩 나눠주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밤을 새우는 비자 신청인들입니다.

"12시에 왔고요 번호는150번 정도 되고요, 내일 오후4시까지 있어야 된데요.

""원체 인원수가 많다 보니까요 금요일 날 왔다 못 받아서 좀 일찍 나왔어요.

"이렇게 수백 명이 밤마다 길바닥위로장사진을 이루는 까닭은 여름철을 맞아 대학생 어학연수나 휴가 등으로 미국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사관측은 여전히 비자발급을 하루 8백 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비자를 신청하는 본인들뿐만 아니라 비자발급을 대행해 주는 여행사직원들까지도 추첨을 통해 순서를 정하고 이틀사흘씩 밤을 새우는 곤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여행사 직원: 여행사는 일단 제비뽑기로 추첨을 합니다.

그런데 물론 종전에는 그냥 와가지고 줄서가지고 했는데 너무 사람들이 많이 붐비고 또 업무량이 많다 보니까..

● 기자: 변변한 대기실 하나 없이 길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다보면 착잡한 심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학생: 임시 귀성열차표를 사는 것도 아닌데 미국대사관에서 너무 이러니까 그것도 한참 걸려 매달려 가지고 사람들이 밤새도록 있어야 된다는 게 많이 우습고...

● 기자: 비자발급 때문에 이런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 신속한 업무처리는 아예 불가능한 것인지, 꼬박 밤을 새우는 신청자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