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정동영,김은주

17일만에 구조된 박승현양 발견에서 구조까지의 전 과정[전동건]

입력 | 1995-07-15   수정 | 199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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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만에 구조된 박승현 양 발견에서 구조까지의 전 과정]

● 앵커: 오늘 오전 잔해 제거 작업을 하던 포크레인 기사는 바닥에 걸린 양탄자를 들어 내다가 박승현 양이 들어 있는 구멍을 발견했습니다.

현장에는 순식간에 흥분과 긴장이 깔렸습니다.

발견에서 구조까지의 전 과정을 전동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삼풍 백화점 붕괴 참사 17일째인 오늘, 오전 10시 55분.

무너진 A동 남쪽 지하 1층 부분을 파쇄기로 파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높이 10cm, 너비 30cm의 조그만 구멍이 보였습니다.

무언가 희미한 사람 소리도 들렸습니다.

● 안광식(파쇄기 기사):돌아서는데 사람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살이 보였다.

● 기자: 거의 동시에 119 구조 대원들도 조그만 구멍쪽으로 달려갔습니다.

●119 구조대원: 굴착 좀 더해서 확인해.

포크레인 작업 하지말고.

● 기자: 현장에 있던 고양 소방서, 안양 소방서 119 구조 대원들이 새로 발견된 구멍 옆 쪽을 파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한 구조대원이 사람이 있느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때 바로 이 말에 대한 대답이 땅속에서 울렸습니다.

살려달라는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 119 구조대원: 장애물이 뒤엉켜 내부는 보이지 않고 육성으로 확인했다.

● 기자: 붕괴 17일째, 매몰 377 시간이 지난 뒤 또 한명의 생존자가 확인된 것입니다.

19살 박승현 양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양이 있는 매몰 공간까지의 길은 좁았습니다.

● 119 구조대원:작은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

공간이 너무 좁아 한 사람이 간신히 누워 있을 정도니까.

● 기자: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매몰 공간 안에 있는 콘크리트와 철근이 구조 통로를 완전히 가로 막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구조 작업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박 양에게 물이 공급됐습니다.

옷을 벗고 있던 박승현을 위해 담요도 들어갔습니다.

이제 박 양의 생존이 확인된 지 17분이지났습니다.

오전 11시 15분, 매몰 공간 입구에서 소녀의 머리카락과 하늘색 담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들것에 실린 박승현 양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 상태.

그러나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지난 11일,매몰 285시간 만에 구조된 유지환 양보다 무려 4일이나 늦게 구조된 박승현 양.

119 구조 대원 들도 다급해졌습니다.

17일 377시간.

박승현 양의 고독하고 처절했던 긴 시간이 사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전동건입니다.

(전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