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정동영,김은주

서울시 사고대책본부의 실종자 명단 집계 종잡을 수 없다[박준우]

입력 | 1995-07-16   수정 | 199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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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고대책본부의 실종자 명단 집계 종잡을 수 없다]

● 앵커: 실종자 숫자 집계가 계속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습니다.

사흘 전에 실종자를 2백 명에서 4백 명으로 두 배나 늘려 발표했던 대책 본부가 이제는 숫자를 줄이느라고 애를 먹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18일이 되도록 혼선을 계속하고 있는 대책 본부의 실종자 집계 능력은 서울시 공무원의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박준우 기자 입니다.

● 기자: 시신 발굴이 본격화 되면서 대책 본부가 최종 발표한 실종자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희생자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어제 발굴된 27구의 시신 중에서 이름이 확인된 15명을 대책 본부가 최종 발표한 실종자 명단과 대조해 봤습니다.

이후숙, 임지연, 양윤숙씨 등 3명은 실종자 명단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종자 명단에 실린 숫자는 발견된 시신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줄어 들고 있습니다.

대책 본부가 실종자 수를 두 배나 늘려 정정 발표해 물의를 빚었던 지난 13일, 시신은 모두 22구가 발굴됐습니다.

실종자 명단에 들어있던 시신은 4명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실종자는 48명이 줄어든 36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책 본부는 중복 신고가 뒤늦게 확인된 사람들을 명단에서 제외 시킨 것 이라고 해명해 다시 발표한 409명의 명단 작성도 실제는 엉터리였음을 스스로 털어 놓았습니다.

● 김광시(총괄반장): 1차 확인한 것, 그것은 정확도가 없었던 경우가 있죠.

● 기자: A동 건물의 잔해 제거가 80% 가까이 진행되자 대책본부는 또다시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구조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무너진 A동 건물은 바닥까지 들어낸 상태입니다.

실종자가 남아 있을 공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구조 대원들의 지적입니다.

● 119 구조대원: 작업이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요, 실종자가 있을 공간이 차츰 적어 지는 거죠.

● 기자: 시신 발굴 작업이 완전히 끝날 경우, 남은 실종자들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될 전망 입니다.

● 실종자 가족: 시신이 모자라면 모자랐지 남지 않는다 이거야 인제, 이런 차원이 분명히 나올 거에요 이제, 시신 가지고 싸움이 나오는데.

● 기자: 쉽게 해결될 상황이 아닌데도 막상 실종자 분류 작업을 하고 있는 확인 반은 안이한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확인반 직원: 여기서는 확인 하는 게 없다니까, 우리가 확인하는 것은 직원 근무 점검하는 겁니다.

● 기자: 한 대책 본부 책임자는 남은 실종자들은 경찰이 대책을 세우지 않겠느냐고 편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광시(총괄반장): 그건 법 적인 문제에 들어가니까 경찰의 수사 차원.

우리가 실종 신고하면 경찰이 수사를 한다고.

● 기자: 생존자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축하와 환호를 뒤로 하고 서울 교대 체육관에서 사고 18일째를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은 그래서 더욱 분개하고 있습니다.

● 실종자 가족: 죽은 사람 파악 나도 하겠다 .

나도 죽은 사람이 몇 명이야 왜 못해 왜.

MBC뉴스 박준우입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