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정혜정

경기도여자기술학원 방화사건 개요, 탈주 노린 방화[윤도한]

입력 | 1995-08-21   수정 | 199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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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여자기술학원 방화사건 개요, 탈주 노린 방화]

● 앵커: 이번 화재참사는 기술학원에서 달아나려는 원생들의 방화로 비롯됐습니다.

그러나 사감은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은 쇠창살문은 원생들에게는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한 사건개요, 윤도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오늘새벽 1시 반, 원생 130여명이 생활하고 있던 경기여자기술학원 기숙사에서 10여명의 집단행동이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신호조와 방화조 등, 4개 조로 나뉘어 2층 기숙사 사감실에서 잠을 자던 56살 박영희 사감을 집단구타한 뒤 새벽2시쯤, 7개 방에서 동시에 방화했습니다.

휴지와 담요를 모아놓고 불을 지른 것입니다.

"동시 다발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한군데서 한 게 아니다"

방화를 한 원생들은 유리창을 깨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밖에서 관리인이 문을 열면 달아나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 원생: 창문이 깨져 복도에 나와 보니까 복도에서 연기가 났어요.

애들끼리 짰다.

● 기자: 불은 쇠창살이 쳐진 이 방안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 불은 곧바로 베니어판으로 된 개인사물함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여기서 유독가스가 발생하자 원생들은 곧바로 방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그러나 탈출구는 없었습니다.

2층에 있던 원생 60여명은 화장실 안으로 몰렸지만 소방대원들이 화장실 쇠창살을 뜯어내는 동안 원생들은 연기에 질식해 서서히 목숨을 잃었습니다.

● 기술학원 관계자: 이게 모두 질식해 죽은 거지.

● 기자: 결국, 14살 고해진양과 이영진, 박미자양 그리고 이경아, 우정덕, 최명신양, 배정희, 이성아, 권선임, 이정숙, 사은혜, 김효숙양 등 3명이 숨졌습니다.

또 19살 박장희양과 이아름, 심주희, 유기순, 이미영양 등, 16 이 크게 다쳤습니다.

1층에 있던 원생 70여명은 다행히 1층 현관문을 밖에서 열어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던 건물 때문에 이번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MBC뉴스 윤도한입니다.

(윤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