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앵커: 정동영,김은주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선거 자금[정형일]

입력 | 1995-10-28   수정 | 1995-10-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선거 자금 추정]

● 앵커: 어제 노태우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직전 탈당해 돈을 쓰지 못하는 바람에 1,700억이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이 들어간다는 정치 현실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각 후보 진영은 얼마나 썼는지 추정해 봅니다.

정형일 기자입니다.

●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 사과발표에서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 노태우(전직 대통령): 저의 퇴임 당시 1,700억원 가량 되었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액수가 남게 된 것은 주로 대선으로 인한 중립내각의 출범 등 당시 정치상황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 기자: 중립내각이 아니었다면 그 자금을 선거에 지원했을 것이라는 묘한 해명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김영삼 후보나 김대중 후보 양 진영 모두 노태우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시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92년 대통령 선거 때 두 후보는 선거자금을 얼마나 사용했을까?

당시 중앙선관위는 후보 1명당 선거비용을 367억원까지로 제한했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에 김영삼 후보 측은 284억원을 썼다고 선관위에 신고했고 김대중 후보는 207억원을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각 후보가 방송과 신문광고 등 홍보비용만 80억 정도를 공식적으로 사용해서 선관위에 신고한 액수를 실제 선거비용으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여당은 조직과 자금이생명입니다.

대규모 유세집회를 열 경우에 한번에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237개 지구당의 조직 관리에 막대한 자금이 든다는 것도 널리 알져진 사실입니다.

최근에 김대중 총재는 당시 민자당이 1조원 이상 썼다고 했고 이에 대해서 민자당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선 당시의 김대중 후보 측도 여당에 비해서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최대한 자금을 끌어모아 사용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김대중 총재는 당시 노태우씨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했습니다.

정확한 총 선거비용은 알수 없지만 선관위에 신고한 액수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 들어간 것으로 당시의 선거 참모진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여야 후보가 동원한 선거자금의 규모와 출처가 분명치 않은 상황인 만큼 노태우씨는 비자금의 내역 전모와 그 가운데 대선자금으로 전달한 액수를 반드시 공개한다는 당위론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형일입니다.

(정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