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정동영,김은주
95년의 대형 사건사고 정리[윤도한]
입력 | 1995-12-31 수정 | 199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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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의 대형 사건사고 정리]
● 앵커: 전직 대통령 구속과 함께 올 한해 가장 큰 사건은 삼풍백화점 붕괴였습니다.
5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사고는 우리사회의 기초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주는 참담한 사례였습니다.
또한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사고도 엄청난 사고였습니다.
95년의 사건사고를 정리합니다.
윤도한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 4월 29일 아침 7시 52분,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가스가 폭발했습니다.
등교와 출근을 하던 학생과 시민 등 101명이 시내 한복판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지하철 공사장 부근 대구백화점 건축현장에서 천공작업을 하면서 도시 가스관에 구멍을 냈고 누출된 가스는 지하철 공사장으로 스며들었습니다.
한 시간 이상 가스가 새어나왔지만 누구도 가스를 차단하지 않았습니다.
사고를 낸 건설 회사나 도시 가스회사의 무모하리만큼 컸던 안전 불감증은 그보다 큰 인명피해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 사고는 교훈으로 남지 못했습니다.
바로 두 달 뒤인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서울 서초동에 지상5층 지하4층짜리 삼풍백화점이 주저앉았습니다.
저녁 찬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던 주부를 비롯해 백화점 직원 등 모두 501명이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숨졌습니다.
이미 오전부터 백화점 건물에 금이 가고 있었지만 삼풍백화점 측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고 건물이 붕괴되기 직전 삼풍백화점 간부들만 안전하게 대피했습니다.
6.25동난 이후 단일 사고로는 최대의 희생자를 낸 사고에 시민들은 엄청난 충격 속에 빠져 TV를 지켜보며 밤을 지샜습니다.
● A동 생존자 24명 구조 중: 구조반원들은 생존자들이 정신을 잃을까봐 계속 말을 시키고 용기를 북돋우면서.
이제 24명 전원이 구조되는 순간입니다.
● 기자: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 속에 24명의 미화원이 구조되기도 했고 최명석, 유지환, 박승연 씨 등 기적의 생존자들이 구조될 때마다 국민들은 환호했지만 서울시의 엉성한 사고 수습책은 인명피해를 늘리고 말았습니다.
부패한 군사독재정권 아래에서 뇌물을 받고 준공검사를 내준 구청장과 공무원들의 비리는 물론 아무런 죄책감 없이 부실시공을 한 건축주와 건설 회사 등 총체적 부정과 부패가 만들어 낸 뼈아픈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상호(삼풍희생자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런 사고가 을해년을 마감을 하면서 앞으로 다시는 그런 사고가 생기지 않게끔 국민들 각자가 관심을 가져야 되겠고 공직자들도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일이 없어야 하겠고요.
● 기자: 삼풍사고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인 7월 23일 오후 2시 5분, 전남 여천군 소리도 부근 해상에서 호유해운 소속의 씨 프린스 호가 침몰했습니다.
유출된 기름 때문에 물고기는 떼죽음을 당했고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만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사고였습니다.
태풍을 피해 먼 바다로 대피해야 했지만 씨 프린스 호는 규정을 지키지 않아 대형사고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들 대형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설마하는 그릇된 판단이었습니다.
MBC뉴스 윤도한입니다.
(윤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