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정혜정
[집중취재]노동시인 박노해 노동부 직원 상대 특강[김동욱]
입력 | 1998-11-19 수정 | 199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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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초대받은 노동시인]
● 앵커: 얼굴 없는 노동자 시인이자 급진적인 사회운동가로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았던 박노해씨가 오늘 노동부 직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습니다.
달라진 세상을 실감한 자리였습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 기자: 공무원들 앞에선 박노해 씨는 노동자들의 지위가 향상됐기 때문에 이자리에 설수 있었다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 박노해 (시인): 아직도 일부에서는 빨갱이로 이렇게 보고 있고, 많은 거북감을 가질지도 모르는 저를 이렇게 초청해 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정말 마음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 기자: 그리고 시대 변화에 둔감했던 지난 날의 잘못도 인정했습니다.
● 박노해 (시인): 그 변화의 뒤치다 보니까 저는 급진사회주의에 치우치게 되는 그런 어떤 오류를 범하게 되었는데…
● 기자: 시 낭송을 섞어가며 강의를 풀어나간 박씨는 경제위기 대목에서 단호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 박노해 (시인): 지금 우리가 재벌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나라를 망쳐놓고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서 고통분담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기자: 정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 박노해 (시인): 노동부 간판을 보면 우린 항상 이렇게 했습니다.
노동탄압 지원부다 이렇게 불렀습니다.
현장에서는.
이제야말로 노동운동 육성지원부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기자: 특히, 실직 때문에 현장노동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다며 나름대로의 실업대책도 제시했습니다.
● 박노해 (시인): 기업별 복지를 3대 노조를 통해서 사회적 복지로 전환을 해 간다면은 우리가 이런 구조조정이나 이런 실직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게 넘어 갈 수…
● 기자: 약 1시간 반 동안 계속된 특강에 대해 공무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 노동부 공무원: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장이 됐다는 것 자체가 참 소중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기자: 노동부는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 다음 주에는 전경련산하 자유기업센터 공병호 소장의 특강을 듣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김동욱입니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