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앵커: 권재홍,정혜정
경제난의 러시아 농촌 자급자족으로 살아간다[윤능호]
입력 | 1998-12-25 수정 | 1998-12-2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경제난의 러시아 농촌 자급자족으로 살아간다]
● 앵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 국민들이혹한의 길고 긴 겨울을 어떻게 나고 있는지 윤능호 기자가 러시아의 한 농가를 찾아가봤습니다.
이 러시아의 농민들은 돈 한 푼 없이 자급자족으로 생활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 기자: 철도차량공장 노동자였던 알렉세이씨의 재산은 모스크바 북쪽 400km 떨어진 작은 농촌마을의 방 한 칸 짜리 집한 채입니다.
거기다 3ha의 감자밭, 소 3마리와 돼지 6마리, 그리고 낡은 흑백 TV와 냉장고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알렉세이스씨 부부는 올 겨울을 무난히 날 수 있는 준비를 갖췄습니다.
양파와 절인 오이, 그리고 올겨울 먹을 감자는 손수 재배해 마련했고, 밀가루와 버터,그리고 나머지 필요한 것들은 소 한 마리를 잡아 이중 반 마리를 이웃사람들과 맞바꿔 마련했습니다.
● 류드밀라: 우리는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을 겁니다.
여름 내내 일을 해서 감자도 있고 고기도 있어요.
● 기자: 난방과 취사를 겸한 페치카의 땔감은 근처 숲에서 죽은 나무들을 모아 마련했습니다.
연금이 끊긴지 2년이 넘어 돈 한 푼 없지만 살아가는 데는 큰 불편이 없다고 말합니다.
● 알렉세이 (58살): 돈은 없습니다.
하지만 돈 필요 없어요.
왜 필요합니까?
우리 스스로 일해서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데
● 기자: 살림에 필요한 도구들은 마당 한켠 작업실에서 모두 손수 만들었습니다.
1억5천만 인구 중 농사를 짓는 인구는40%, 이들 중 상당수가 기아상태에 있다는 일부 서방언론들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알렉세이씨네처럼 최소한의 자급자족 체제를 갖추고 올 겨울 위기를 넘기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합니다.
모스크바에서 MBC뉴스 윤능호입니다.
(윤능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