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앵커: 이인용,정혜정
변산반도 일몰. 아듀! 1998년[이해성]
입력 | 1998-12-31 수정 | 199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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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 일몰. 아듀! 1998년]
● 기자: 1998년 새해 아침, 우리의 화두는 생존이었습니다.
그리고 새 정부가 국민의 이름으로 선택한 생존의 수단은 참개혁이었습니다.
노와 사 가릴 것 없이 함께 쌓아온 모든 비효율과비합리가 개혁의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관치금융에 대한 수술로 은행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가 무너졌습니다.
정경유착속에 덩치만 부풀려온 재벌들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산업 전반의 군살과 거품이 빠지면서 겪은 고통은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아예 취업의 문을 두드려 보지도 못한 채 2백여만 명이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일터를 떠난 사람이나 남은 사람 모두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성장률 마이너스 5.5% 에 물가상승률 7.5%, 집집마다 씀씀이는 더욱 줄었습니다.
그렇게 지낸 1년, 이제 금융 기관과 기업, 산업구조가 모두 단출해지면서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30%에 이르던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4백억 달러나 흑자를 기록하면서 환율은 1,200원대로 내렸습니다.
한때 붕괴 위기를 맞았던 증시도 활기를 되찾았고, 외국에 진 빚을 예정대로 갚아 나가면서 추락한 국가신인도가 올랐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올해도 여전히 개혁의 사각지대에 머물렀습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로 여야가 뒤바뀌었는데도 정치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경제 회복의 격랑을 헤쳐나가기위한 개혁입법은 정쟁의 불모가 됐고 북풍에서 총풍, 세풍으로 이어지는 정치권 사정의 회오리 속에 정치개혁은 표류중입니다.
사람이 넘기가 그토록 어려웠던 휴전선을 소떼가 넘고, - 천성대에 왔습니다.
고향에 곧 갈게요.
반세기 동안 그리움 속에 노래했던 금강산은 올해 우리의 명산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햇볕정책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잠수정은 동해와 서해, 남해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면서 우리의 안보의 허점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고통과 위기로 점철된 1년, 그러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해 1999년은 토끼의 해, 성장과 물가, 국제수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서 우리는 새해 토끼보다도 더 부지런히 뛰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미 극한의 고통을 견뎌낸 경험이 있고, 거기서 나온 저력은 새해 전망을 훨씬 밝게 해 줄 수 있습니다.
MBC뉴스 이해성입니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