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정혜정

상리터널 구간 노선 변경으로 수백억원대 세금 낭비[김은혜]

입력 | 1998-03-17   수정 | 199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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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리터널 구간 노선 변경으로 수백억원대 세금 낭비]

● 앵커: 경부고속철도 공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지난 96년 폐광이 발견되면서 논란 속에서 노선변경이 이루어졌던 상리터널 구간은 기술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는데도 정치적인고려에 따라서 성급하게 노선이 바뀐 것으로 감사원의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물론, 이런 정치적인 고려의 결과는 수백억 원대의 세금 낭비였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 기자: 경부 고속철도 감사를 벌였던 감사원은 상리터널 구간 노선을 바꾸지 말았어야 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감사원은 당시 논란이 됐던 터널 및 폐광의 경우, 콘크리트로 채우는 보강공사로도 충분히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같은 의견은 지난 96년 당시 전문가와 정부 실무진, 심지어 외국회사들도 일제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정형식 교수 (한양대 토목공학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정도의 폐광이 있다는 걸 공사를 못한다면 그거는 전문가들로서는 좀 웃음을 사는 얘기입니다.

● 기자: 그러나 고속철도 공단의 한 고위 관계자가 이들의 주장을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우회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당시 정치권은 안전 문제에 민감했던 여론을 등에 업고 노선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이 상리터널공사는 결국 1년8개월 전에 중단된 뒤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100억 원이 넘는 공사비가 낭비됐습니다.

게다가 유지보수비와 간접비용까지 합치면 수백억 원대의 국민 세금을 날리게 됐습니다.

특히, 아직까지 우회구간에 대한 설계도 끝나지 않아서 서울-대전구간 계통도 미뤄지게 됐습니다.

감사원은 이같은 상리터널 공사 우회문제가 정치적 판단에 따른 정책 결정상 착오로 빚어졌을 것으로 보고, 다음달 공식 발표를 통해 최종 처리 결과를 밝힐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김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