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정혜정
정의여고 교복과 신발 특정업체 강요 물의[이언주]
입력 | 1998-02-27 수정 | 1998-02-2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특정업체 강요물의]
● 앵커: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가 교복 안에 받쳐 입는 블라우스에서 구두, 운동화까지 특정회사의 제품만을 사도록 강요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취재진이 찾아가자 그런 일이 없었다고 잡아떼다가 강요한 내용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내밀자 그건 실수였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이언주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쌍문동의 정의여고, 올해 이 학교에 배정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구두는 금강제화에서, 운동화는 학교 앞 문구점에서 구입하도록 돼있습니다.
학교근처 금강제화의 약도까지 그려져 있고, 유사품에 주의하라는 문구도 넣었습니다.
● 신입생: 그거 말고도 좋고, 싸고, 예쁘고,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데 왜 하필 금강제화를 지목하는지 모르겠다.
● 기자: 또, 블라우스 깃도 둥근 것만 허용돼 학교근처 교복매장이 아니면 구입할 수가 없습니다.
겉으로 보면 둥근 깃을 입었는지 각진 깃을 입었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데도 학교 측은 규정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 흰 블라우스가 여러 벌 있는데도 또 새걸 구입했네요?
- 학교에 전화를 해보니까 깃이 둥근 것만 된다고 그래서 이렇게 블라우스가 여러 벌 있는데도 또 새 블라우스를 두벌 샀습니다.
● 교복 판매원: 뾰족하면 학생부에서 터치하죠.
어느 부모가 자식이 학생부에서 터치 당하는 거 원하겠어요?
● 기자: 게다가 가정통신문에는 규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생활행동 평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 학부모: 생활기록부 행동발달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하니까 억지로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 기자: 취재팀이 찾아가자 학교 측은 특정제품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 학교관계자: 유사한 것만 신으면 상관없다.
우리 학교에서는 까만 학생회 신는데, 금강제화 사라고 한 적 없다.
● 기자: 가정통신문을 내밀자 그제야 실무진의 실수였다고 얼버무립니다.
● 학교관계자: 우리 실수였다.
실무진에서 전혀 특정 제품으로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 기자: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교육청 규정까지 어겨가며 특정업체의 제품을 강요하는 관행이 경제가 이토록 어려운 때에도 사라지지 않는데 허탈한 심정입니다.
MBC 뉴스 이언주입니다.
(이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