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정혜정

종업원으로부터 체불 행패 당한 부산 중소기업 사장 자살[윤주필]

입력 | 1998-02-02   수정 | 199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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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 행패 사장 자살]

● 앵커: 부산에 한 중소업체 사장이 체불 임금을 독촉하는 종업원에게 행패를 당한 뒤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종업원은 가족들의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윤주필 기자입니다.

● 기자: 선박설비 하청업체를 운영하며 20평 남짓한 서민아파트에서 살아온 61살 배원진씨, 작년 말 원청업체의 부도로 8천만 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종업원 7명의 두 달치 임금을 지불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종업원 42살 장모씨는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세 차례나 찾아와 임금 지급을 독촉했고, 지난달 24일 장 씨는 다시 찾아와 심한 욕설과 함께 술병을 깨면서 배씨를 협박했습니다.

● 자살한 배사장 딸: 병을 깨 가지고 삿대질 식으로 하면서 다 죽인다고...

● 윤주필 기자: 장 씨에게 인간적인 모욕과 행패를 당해 충격을 받은 배씨는 바로 다음날 밤, 이곳 아파트 내 어린이 놀이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격다짐을 했던 장 씨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 입건된 종업원 장씨: 돈을 빌렸으니까 그것은 줘야겠고, 많지는 않지만.

나는 또, 가정의 책임을 져야 되겠고...

● 기자: 원청업체의 부도에다 종업원의 협박을 받고 죽음을 택한 사장 배씨,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의 생계 때문에 고용주를 협박하다 경찰에 입건된 종업원 장씨, 모두가 IMF 시대에 당하고 있는 우리의 고통스러운 모습입니다.

MBC 뉴스 윤주필 입니다.

(윤주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