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정혜정
12일 10년째 종적 감춘 고문기술자 이근안 재정신청 첫 심리[박성제]
입력 | 1998-06-08 수정 | 199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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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주는 사람 있다]
● 앵커: 5공 시절 고문기술자로 악명 높았던 이근안 前경감을 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재정신청의 첫 심리가 오는 1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립니다.
그렇지만 못 잡는지 안 잡는지, 이근안 前경감은 10년이 다 돼 가도록 종적조차 알 수 없습니다.
박성제 기자입니다.
● 기자: 이근안 前경기도경 공안분실장은 80년대 민주화인사들 사이에 얼굴 없는 고문 기술자로 통했습니다.
전기고문과 관절 뽑기 등, 잔인한 수법으로 악명이 높았던 그는 거물급 재야인사가 붙잡히면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까지 출장을 와서 고문을 전담했습니다.
지난 85년 민청련 의장으로 활동하다 붙잡혀 한달 동안 전기고문을 당했던 김근태 의원은 이 씨를 고통에 못 이겨 비명을 지르는 자신에게 태연하게 농담을 던지던 냉혹한 인물로 기억합니다.
● 김근태(새정치 국민회의 부총재): 지금은 네가 나한테 당하지만 민주화되면 내가너한테 당하겠다 그때 복수해라.
● 기자: 88년 말, 검찰의 수배령이 떨어지자 이 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전담 수사반을 만들어 추적에 나섰지만 수사는 곧 흐지부지 됐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이씨는 자신의 종적을 철저하게 감춰왔습니다.
미장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부인은 그동안 전화 한통 없었다고 말합니다.
● 이근안 씨 부인: 모르죠, 어디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버지 없이 두 애를 결혼시켰어요.
● 기자: 세간에는 해외 도피, 성형수술, 자살, 심지어 기밀 누설을 우려한 권력이 제거했다는 소문에 이르기까지 온갖 추측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씨가 몇 년 전까지 동료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에 대한 수사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가설은 배제됐습니다.
또, 해외 도피설도 이 씨의 신원이 금방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근거가 약합니다.
결국 현재로써는 누군가로부터 은신처와 도피 자금을 꾸준히 제공받으면서 신분을 바꾼 채 숨어산다는 추측이 가장 설득력 있게 제기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세력이 이근안 씨를 비호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유난히 동료애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대공수사 관계자들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적지 않지만이 씨가 잡히지 않는 한 못 잡는가, 아니면 안 잡는가 하는 의문도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