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권재홍,박영선

현재호, 빚때문에 자살위장 살인 범행[연보흠]

입력 | 1998-09-20   수정 | 199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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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호, 빚때문에 자살위장 살인 범행]

● 앵커: 사업에 실패해서 빚에 몰린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살해한 뒤에 마치 자신이 자살한 것처럼 꾸몄습니다.

그리고는 제3의 인물로 행사하면서 지내오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연보흠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구속된 40살 현재호 씨가 빚 독촉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잔인하고 치밀했습니다.

지난 5월 현씨는 강원도 원주역 의자에서 잠을 자던 30대 남자에게 접근해 고향인 충북 괴산군의 한 야산으로 끌고 갔습니다.

현씨는 이 남자에게 술을 먹여 불태워 죽인 뒤 그 옆에 자기 신분증을 남겨 뒀습니다.

경찰은 물론 가족들도 현씨가 자살한 것처럼 감쪽같이 속았고 장례식까지 치렀습니다.

● 당시 괴산경찰서 담당형사: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가 있었고, 또 그 장소가 자기 아버지 산소 밑이라서…

● 기자: 그 뒤 현씨는 서울로 올라와 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려다 경찰에 붙잡혔지만 훔쳐서 위조한 주민등록증으로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지문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 현씨의 지문으로 밝혀졌고, 결국 이 살인이 들통 나게 됐습니다.

현씨는 경찰에서 횟집경영에 실패해 2억원이 넘는 빚에 시달리면서 자살을 생각했지만 죽을 용기가 없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 피의자 현재호: 부채도 많고 갚을 길도 막막하고, 식구들도 죽을 때 바라는 것 같고…

● 기자: 경찰은 현재호 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숨진 30대 남자의 신원 파악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연보흠입니다.

(연보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