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정혜정
[집중취재]중학생 사이에 유행하는 전생찾기 사망 위험[김성우]
입력 | 1998-09-29 수정 | 199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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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중학생 사이에 유행하는 전생찾기 사망 위험]
● 앵커: 오늘 집중취재는 요즘 중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전생 찾기 놀이의 실태를 전해 드립니다.
전생을 보게 해준다고 친구를 기절시켜 가면서 이런 놀이 아닌 놀이를 하는데 이러다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성우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도봉구에 사는 천양희 씨는 최근 중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학원에서 실신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잔병치레가 없던 딸이었기에 설마 했지만 병실에서 만난 딸은 몸조차 가누지 못했습니다.
● 천양희(서울 도봉동): 눈동자가 이상하고 자꾸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창문에 누가 있다고 그러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그러고, 머리를 누가 필통으로 때린다고 그러고…
● 기자: 천씨는 딸이 실신한 이유를 듣고서는 더 기가 막혔습니다.
정신을 잃는 순간 전생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속칭 전생 찾기 놀이를 하자며 딸의 친구들이 일부러 기절을 시킨 것이었습니다.
● 정다운(창동중 1): 숨을 여러 번 들이 마신 다음에 숨쉬지 말라고 그런 다음에 가슴을 그냥 누르는 거예요, 그럼 쓰러져 가지고…
● 기자: 최근 호기심 많은 어린 학생들 사이에 급격히 번지고 있는 이 게임은 학생들을 기절시키거나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등 그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 장초희(상명중): 어떤 애는 딱 기절하면은 긁고요.
땅도 긁고요.
머리도 흔들고 발작도 일으키고요.
● 기자: 전문가들은 숨을 들이쉬기만 할 경우 인체의 산소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이른바 과호흡 현상을 일으켜 신체대사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더구나 이때 느끼는 불안감은 사람에 따라 간혹 황홀감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학생들은 바로 이 증상을 전생이 나타나려는 징조로 오해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주은정(을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황홀하다기 보다는 우리 신체에 굉장히 불편한 감각이고, 그 상태에서 또 옆에서 외부의 충격을 받는다면 더군다나 두부 외상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행동은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고…
● 기자: 이 같은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데는 청소년들의 현실 도피심리 말고도 매스컴이 조장해 온 신비주의나 전생관련 프로그램의 남발도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기형적인 놀이가 어른들의 무관심을 틈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성우입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