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앵커: 권재홍,김은주
일본 고교야구 선수권 아오모리현대회에서 122대0 기록 나와[유기철]
입력 | 1998-07-19 수정 | 199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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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122대 0]
● 앵커: 야구경기에서 122대 0이란 믿기지 않는 점수가 나왔습니다.
동네 야구도 아닌 일본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터진 기록인데 정작 박수를 받은 팀은 이긴 팀이 아니라 진 팀이었습니다.
도쿄 유기철 특파원이 소식 보내왔습니다.
● 특파원: 일본 고교야구 선수권 아오모리현 대회, 약체인 하카우라 고교가 1회에 내준 점수만 39점, 상대인 도 기즈쿠는 1회초 한 타자가 너댓 번씩 번갈아 나오면서 57분간 걸쳐 안타 27개를 몰아쳤습니다.
이에 수비도 무너져 실책 15개를 범하자 보다 못한 후카우라 고교 감독은 주장과 투수를 불러 그만 두는 게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상대팀 관중까지 합세한 일방적인 응원을 생각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마침내 7회 초 수비만 하다 끝난 3시간 47분이 흐르자 전광판에는 122대 0이라는 믿기지 않는 스코어가 새겨졌습니다.
하지만 관중들의 찬사는 이긴 팀보다 불굴의 투혼을 보인 패자에게 모아졌습니다.
후카우라 팀의 주장은 모두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내년엔 분발하겠다는 겸연쩍게 웃었습니다.
올해 53살의 감독도 야구 인생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122점만 내주었다고 교육자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유기철이었습니다.
(유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