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권재홍,김은주
공부 못해도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한 성공의 길[박성제]
입력 | 1998-08-30 수정 | 199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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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열도 좋지만…]
● 앵커: 수천 만원을 써서라도 꼭 일류대학에 보내야만 자식의 성공이 보장된다고 여기십니까?
그렇지가 않습니다.
참 낡은 질문에 틀에 박힌 대답 같지만, 세상은 이제 꼴찌가 더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성의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박성제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해 출시돼 국내에서만 30,000개가 팔려 나간 칵테일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입니다.
컴퓨터 초보라도 마우스 하나만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음악 등을 마음대로 편집해서 자신만의 앨범을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기발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자는 고교시절 문제아로 통했던 19살의 청년입니다.
● 이상엽 (화이트 미디어 대표): 컴퓨터가 수업과목처럼 중요한 과목이었다면 컴퓨터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터인데 불행히도 제 컴퓨터는 과목이 아니니까?
학급의 제도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 기자: 이상엽 군의 성적은 1등부터 중하위권을 오르내렸고 별명은 컴퓨터에 미친 커벙 이었습니다.
● 이현주 (이 군 어머니): 제가 학교 선생님한테 한번 불려간 적이 있습니다.
애를 도대체 어떻게 방치 했길래 이 상태대로 나두었느냐고 선생님이 펄펄 뛰시드라구요
● 기자: 이 군은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자신의 회사를 차렸습니다.
부모님의 이해와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이현주 (이 군 어머니): 이렇게 활화산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이걸 엄마가 나를 못하게 하면 나는 대학교에 가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병원에 가있으니까 엄마가 좀 포기해달라고…
● 기자: 현재 이 군은 외국 언론에 한국의 빌 게이츠로 소개되고 있고 그가 만든 칵테일은 8개 국어로 번역돼 수출 될 예정입니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대중 문화 각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세대들을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일류대학을 나와야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을 미련 없이 내 던졌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자식의 재능과 적성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 부모들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평범한 외모지만 탁월한 연기력과 재능으로 지난해 각종 연기대상을 휩쓴 임창정 씨도 그런 경우입니다.
● 임창정 (영화배우, 가수): 남자면 네 꿈은 네가 스스로 챙겨야 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최고가 한번 되어라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 기자: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던 이들에게 부모가 대학 진학을 강요했더라면 우리 사회는 지금 많은 분야에서 걸 추란 인재들을 잃어 버렸을 것입니다.
● 이성호 (연세대 교육대학 장): 새로운 직업분야가 자꾸 창출되고 있다 하는 얘기 에요.
거기에는 꼭 대학 졸업자 아니더라도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자라도 재능이 있어서 오는 사람은 얼마든지 그 자리에 갈 수…
● 이경희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대표자): 우리는 여전히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학생들을 똑같은 틀 안에 놓고 똑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고 그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거죠.
● 기자: 빚을 내면서 자녀에게 수천 만원 짜리 족집게 과외를 시켰던 부모들은 자녀의 장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적과 학벌만이 성공과 안정된 삶을 보장해 주는 시대는 이미 지나 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교육관도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추어 바꿔야만 할 것입니다.
MBC 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