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정혜정

목동 맞벌이 부부 집 불나 손자,할아버지 사망[임영서]

입력 | 1998-10-07   수정 | 199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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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의 비극]

● 앵커: 맞벌이를 하는 아들내외 대신 손자를 돌보던 할아버지가 집에 불이 나 손자와 함께 숨졌습니다.

맞벌이 부부는 계속 늘고 있는데 육아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임영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어젯밤 11시 20분쯤 서울 양천구 목동 59살 추 모씨 집에서 불이 났습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추 씨와 추 씨의 아홉 달 된 손자는 한 방에서 함께 숨진 상태였습니다.

부인은 창문으로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습니다.

추 씨 부부는 수원에서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를 대신해 손자를 길러 왔습니다.

경찰은 추 씨가 손자를 데리고 불길을 피하다 탈출구를 찾지 못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취업 가능한 부부 가운데 맞벌이는 1/3 정도로 부모가 직접 키울 형편이 못되는 아이들만도 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공·사립 보육시설은 그 절반밖에 수용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보육비용이 한 달에 50만원을 넘는 경우도 많아서 집안 어른들한테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집안 어른들이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습니다.

● 최명숙 사무국장 (한국여성 민우회): 노인들이기 때문에 근력이 딸린다는 문제도 있고, 그리고 집안 자체가 아이들 기준이 아니고 어른의 기준으로 많은 가구라든가 배치들이 돼 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비율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기자: 여성의 사회 참여를 논하기 전에 먼저 육아에 대해 사회가 져야 할 책임을 따져 볼 때입니다.

MBC뉴스 임영서입니다.

(임영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