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정혜정
[카메라출동]광주예술대 등록금 유용,부실 투성이[최문순]
입력 | 1998-07-02 수정 | 199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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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 - 비리감춘 감사]
● 앵커: 오늘 카메라 출동은 지난달 21일 광양대학과 한려대학의 재단비리와 부실 보도에 이어서 같은 설립자가 세운 광주예술대학의 비리를 고발합니다.
이 대학의 비리도 비리지만 더 이해하기 어려운 건 교육부의 행태입니다.
최문순 기자입니다.
● 기자: 광주예술대학, 호남지방 유일의 예술대학으로 당초 2년제로 출발했습니다.
이 대학의 운동장입니다.
비가 오면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 교수: 다른 학교는 여기에 자갈을 깔고 그 위에 다른 흙을 깔고 그런다던데...
● 기자: 잡초가 무성합니다.
교수들이 더이상 풀을 뽑기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 교수: 상당수 선생님들이 화장실 청소, 여기에 풀뽑기, 제초제 뿌리기, 땅 고르기 이런것..
● 기자: 건물 안에서는 곳곳에서 물이 샙니다.
● 교수: 위가 슬라브 건물인데 물이 줄줄 흐르네요.
● 기자: 사진영상과 강의실입니다.
몇 개 안되는 의자가 제각각입니다.
● 교수: 이걸 폐기 처분하지 않고 있으니까 학생들이 주워다 쓰는 거죠.
● 기자: 사진 촬영을 하는 실습 스튜디오입니다.
조명장비 몇 개가 전부입니다.
● 교수: 사진영상과 장비가 제일 많아요.
전부 시위해서 얻어낸 것들이에요, 매년.
● 기자: 창문은 검은 종이로 막아서 햇빛을 가렸습니다.
● 교수: 검은 천도 사서 막고, 벽도 다 칠해야 되는데...
● 기자: 무용과 학생들이 쓰는 탈의실입니다.
사물함이 모두 뜯겨 있습니다.
학교에 경비가 1명도 없어서 절도범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기 때문입니다.
교수 연구실엔 칸막이를 해서 쓰고 있습니다.
● 교수: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은 베니아합판, 능력이 없는 사람은 스티로폴...
● 기자: 모두 이런 식입니다.
● 인터뷰: (여기도 학생회관 이런 것 전혀 없습니까? 도서관?)
...
● 기자: 학생들과 교수들의 민원이 계속됐습니다.
● 교수: 내가 그 동안 공부해서 이런 꼴 보려고 그렇게 했던가.
● 기자: 결국 작년 2월 교육부가 감사에 나섰습니다.
등록금이 유용됐는지 여부가 감사의 핵심이었습니다.
교육부는 설립자가 학생 등록금을 유용한 사실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 교육부 감사담당관: 예치돼 있던 통장과 회계장부하고 증빙서류를 확인을 하는데, 당시에 나갔던 사항은 모두 일치됐었습니다.
● 기자: 그러나 불과 2달 뒤, 검찰은 이 학교에서 등록금 33억 원이 횡령된 것을 밝혀냈습니다.
감사팀은 현장을 가보면 금방 거짓인 것을 알 수 있는데도 서류만 맞춰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농구골대는 1,190,000원에 사 온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웃 고등학교에서 옮겨다 놓은 것입니다.
이것도 고등학교에서 가져 온 것입니까?
● 교수: 예
● 기자: 교육부에는 이 학교의 건물이 4동 있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2동 뿐입니다.
이 무허가 가건물까지 학교 건물로 계산했습니다.
● 교육부 감사담당관: 건물이 2동이다.
4동이다 하는 사항은 교육부의 재정과하고 연관되는 사항이었기 때문에...
● 기자: 감사는 이렇게 눈가림으로 진행됐습니다.
● 감사 당시 녹음: 우리도 피곤하니까, 여기 들어있는 내용 중에 6하원칙에 빠졌던 사항 있으면 말해라, 우리가 바쁘니까...
● 기자: 심지어 교지 조성, 건물 신축, 교육 기자재 구입 등 재산조성 뒤에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감사결과까지 내놓았습니다.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교육부는 이 학교를 작년에 4년제 대학으로 승격시켜주기까지 했습니다.
이 대학을 세운 사람은 이홍하 씨입니다.
교육부는 이 사람에게 거의 매년 대학 1개씩을 인가해 주었습니다.
91년 서남대학을 시작으로 93년 광주예술대학, 94년 광양대학, 95년 한려대학, 역시 95년 서남대학교 의과대학까지 인가됐습니다.
이렇게 인가된 학교에서 이홍하 씨가 빼돌린 돈이 409억원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습니다.
● 학생: 그냥 가슴이 다 타버렸습니다.
다 타버려 가지고 지금은 빨리 졸업만 하자, 포기 상태로...
● 기자: 교육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용하씨는 아직도 이 학교들을 활보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최문순 기자)